극단 '새벽' 26일부터 '마요네즈' 공연

딸 같은 엄마와 엄마 같은 딸이 있다.

웃고 울고 상처를 드러내지만 여간해서 다가설줄 모르는 모녀.머리에 마요네즈를 발라 쉰 냄새가 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삶을 거부하는 딸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가슴 짠한 감동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모성상을 파괴해 화제를 모으며 영화와 연극에서 단골로 초대됐던 전혜성의 소설 ‘마요네즈’가 청주 무대에 오른다.

극단 새벽(대표 이상관)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연극창고 새벽에서 50회 정기공연작으로 ‘마요네즈’(연출 위선일)를 선보인다.한국적 어머니상과는 거리가 먼 주책스럽고 이기적인 어머니를 등장시키며 IMF이후 달라진 한국사회의 가족관계를 그려보인다.

존 웨인보다 험프리보가트에게 매력을 느끼고,딸에게 밍크코트를 사달라고 조르고,바퀴벌레가 무서워 한밤중에 딸에게 전화를 걸고,조그만 상처에도 엄살을 부리는 90년대 철없는 엄마는 남편에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다.

자식들마저 외면하는 그녀에게 남은 것이라곤 어지러운 약봉지뿐.늙고 병든 몸뚱이를 의지할 곳 없는 이 평범하지 않은 엄마를 딸은 이해할 수가 없다.

엄마에 대한 동정이 환멸로 바뀌고 그 자신 또한 엄마가 된 순간에도 다가설 수 없는 모녀관계는 서로에 대한 기대치를 달리하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간다.그럼에도 팽팽한 긴장과 사랑,감정의 기복을 교환하는 이들은 결국 서로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는다.

극단 ‘새벽’은 ‘내일을 여는 연극’을 지향하며 1991년 창단해 그동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등어’ ‘공존의 그늘’ 등 소설을 연극으로 선보여왔으며 96년 이후에는 창작뮤지컬 ‘줄리어스 시저’와 ‘잘린남자’ ‘과거를 묻지마세요’ ‘청년단재’ 등 창작극을 주로 무대에 올려왔다.

극단 새벽의 ‘마요네즈’에는 올해 충북연극제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한 김옥희씨(38)와 허미현,송길호,장정숙씨가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토요일 오후 4·7시,일요일 오후 5시이며 관람료는 일반 1만원,학생 7천원.(좋은 공연관람권 구매시 일반 5천원,학생 2천원).연극 ‘마요네즈’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22일에는 옥천에서,24일에는 진천에서도 공연된다.(문의: 043-221-9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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