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지하수오염·악취·분진 등 고통

<기획> 거대한 쓰레기장 휴폐업공장

(2) 휴폐업업체에 쓰레기가 쌓인다

음성,청원,충주일원에 휴폐업업체가 늘고있다.그리고 문을 닫은 공장안과 밖은 각종 건축폐기물과 산업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이들 업체의 상당수는 농촌지역에 위치한 개별입지공장이다. 이때문에 농촌의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으며 각종 소음과 공해,분진,악취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쓰레기를 치우는데도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물론 위치나 여건이 열악해 매각절차기 힘들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는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폐업업체 임대한뒤 폐기물 불법수거충북 음성군 중부고속도로 주변 후미진 야산에 위치한 A기업은 문닫은지 상당기간이 됐지만 여전히 화물트럭이 밤낮없이 드나들고 있다. 이업체 B사장이 경영난으로 폐업을 한뒤 공장을 놀릴수 없어 하는수 없이 임대를 준 것이다.저렴한 임대료를 주고 창고로 사용하겠다며 공장을 빌린 임차인은 아예 각종 산업폐기물을 돈받고 수거한뒤 불법으로 공장 내외부에 산더미 처럼 쌓아놓고 있어 인근 주민들로 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 경제는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영세공장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휴페업 업체가 꾸준히 늘고 있다.문제는 이들 업체중 상당수가 외부에서 폐기물을 반입해 휴폐업공장에 몰래 쌓아놓고 있어 악취는 물론 지하수 오염등 각종 병폐가 유발되고 있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실례로 음성군 맹동면에 있는 2~3곳의 휴폐업 업체에는 수천톤의 폐기물이 쌓인채 방치되고 있지만 자치단체에서는 행정처분하기도 힘들다. 업주가 회사가 파산한이후 아예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다.이때문에 이곳 폐기물 처리예산만 60여억원이 투입되는등 기초자치단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새로운 지역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음성, 진천, 청원지역의 경우 지난 1990초부터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고 수도권과 가깝게 위치하는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개별입지 공장이 크게 증가했다.또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당시엔 지역주민들의 고용창출과 세입을 위해 업체 유치에만 신경쓰는 바람에 공단화나 단지화는 미처 생각을 하지못했다.이에따라 15년이 흐른 현재에는 이같은 난개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워낙 공장이 난립하면서 휴폐업업체가 많고 문닫은 공장에 쓰레기 야적이 늘어나고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공장자체가 거대한 폐기물로 변하기도 이들업체들은 대부분 개별입지 공장으로 관리가 소홀한 영세업체다.따라서 업체가 경영난으로 파산할 경우 가동이 중단된 공장은 불법 쓰레기 처리업체의 타킷이 된다. 이들 쓰레기처리업체는 휴폐업공장을 경매를 통해 매입한 공장주로 부터 다시 싼값에 임대한뒤 폐기물을 야적하는 경우가 흔치않게 발생하고 있다. 또 아예 공장이 가동을 멈춘이후 장기간 방치돼 공장자체가 자연적으로 거대한 폐기물로 변한곳도 종종 눈에 띈다. 청원군과 음성군, 진천군 일원의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위치한 영세공장들이 문을 닫은이후 10여년간 방치되면서 공장 지붕과 벽이 무너지거나 각종 장비가 녹슬고 훼손돼 폐기물이 되는등 공장이 흉물로 변한곳도 흔치않다.그러나 공단이나 농공단지처럼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는 경우 특정 공장이 파산했어도 매각이 용이하지만 관리가 부실하고 외따로 떨어져 교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일부 개별입지공장의 경우 공장주나 채권은행에서 팔려고 내놓아도 안팔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이처럼 휴폐업업체에 쓰레기가 쌓이거나 아예 대형쓰레기화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자치단체는 제대로 손도 못쓰고 있다.폐기물 처리에서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것은 물론 자치단체에서 대책을 세우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음성군 관계자는 “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휴폐업 공장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자치단체에서는 행정처분을 하거나 업주가 사라졌을경우 예산을 들여 쓰레기를 치우는수 밖에 없다”며 “이때문에 경낙받은 업체가 불법으로 쓰레기를 쌓아놓는 경우에도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면 또 파산해 지자체 예산만 낭비할까봐 행정처분도 조심스럽게 하고있다”고 말했다./기획취재팀 <인터뷰> 조용진 충주대 대학원장
“저는 모든 개발을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산업시설이 들어와야 경기가 활발해지고 주민·지역의 삶의 질이 올라갑니다. 다만 개발할때 환경을 염두에 두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죠”

충주대 조용진(환경공학) 대학원장은 휴폐업 공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건전한 기업의 유치,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순환시스템을 구축한 공단건설은 지속돼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조 원장은 개별입지 공장의 휴폐업과 관련해서 “경기도 일대와 함께 음성·진천의 난개발은 현행 법과 제도 아래서는 예견된 것이었다”며 “공장신축으로 지하수가 고갈되고 폐기물을 투기해 동네가 쓰레기장으로 변했다는 주민들의 말을 생생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시설이 집적될 경우 폐기물을 순환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기가 쉽다”면서 “그러나 개별공장은 시설비도 많이 드는 데다 효율적 운영이 어려워 환경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휴폐업으로 폐기물을 묻거나 창고에 쌓아놓을 경우 환경오염과 행정력·예산낭비가 발생한다”며 “정부나 지자체는 경제적 관점에서도 처음부터 친환경적 공장을 짓고 산업을 집적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현행 법으로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한 공장설립을 막을 근거가 없다”며 “자치단체가 앞장서 공장입주와 관련된 특별조례를 제정하고 위원회도 만들 경우 환경과 기업의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자치단체장은 선거를 의식해 무분별하게 기업을 끌어들이지 말고 ▶우량기업유치 ▶부대시설 우선지원 ▶창업시스템 간소화와 선별입주 ▶개별입지후 실사강화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충주기업도시와 관련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그린파크의 개념으로 순환시스템을 완비한 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환경은 한번 오염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거시적 관점에서 개발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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