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연속..24시간도 짧다'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이 10일 앞으로 바짝 다가선 가운데 '천리타향'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힘겨운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는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매일 줄어가는 'D-데이'를 바라보면서 매일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태극전사들은 주전조와 비주전조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가는 시점에서 힘겨운 주전경쟁을 펼쳐야하는 통에 하루 훈련이 끝나고 나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더불어 태극전사들의 뒷바라지에 여념 없는 대표팀 지원스태프도 하루를 25시간으로 쪼개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 글래스고에서 힘겨운 훈련을 견뎌내는 태극전사와 지원스태프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훈련 또 훈련...고단한 태극전사
축구팬들의 커다란 기대감을 양어깨에 짊어지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힐튼호텔에 여장을 푼 태극전사들은 오전 9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힘겨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기상과 함께 세면을 마친 선수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정지춘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조리장이 마련한 아침식사로 든든히 속을 채우고 오전 훈련준비에 나선다.

오전 10시30분 글래스고 '머레이 파크'를 향해 출발하는 대표팀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가량 오전 훈련을 한다. 훈련 방법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매일 확정해 선수들에게 통보한다.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을 기다리는 건 맛깔스런 '고향의 맛' 한국음식이다. 닭도리탕 등 매콤한 메뉴부터 소고기 무국까지 선수들의 원기를 보충해주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면 태극전사들은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자유시간을 갖는다.

자유시간이라고 숙소를 나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낮잠으로 오전 훈련의 피로를 푸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은 독서와 전자오락을 통해 지루한 일상에 새콤한 '양념'을 뿌린다.

휴식도 잠깐. 오후 5시 시작되는 오후 훈련을 마치고 녹초가 된 선수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저녁식사를 마친 뒤 마사지와 부상부위 치료에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다.

일부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의 시간을 갖기도 하는데 젊은 선수들은 주로 대부분 축구게임인 전자오락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축구실력을 쌓기도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엄명으로 내린 수면시간은 오후 11시. 마사지나 치료를 받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후 11시 잠자리에 들어 하루의 피로를 풀게 된다.

◇준비 또 준비..태극전사 뒷바라지에 쉴 틈없는 지원팀
태극전사와 지원스태프를 통틀어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정지춘 조리장이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바쁘게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정 조리장은 선수들의 식사가 끝난 뒤 느지막하게 아침식사를 끝내고 곧바로 점심준비에 들어간다.

매일 선수들의 입맛을 댕기는 색다르고 입맛 당기는 요리를 준비하는 게 정 조리장의 가장 큰 스트레스다.

점심식사을 마치고 나면 숙소 인근의 대형마트나 중국 요리재료 상점을 방문해 부족한 부식을 챙기고 곧바로 저녁식사 준비에 나선다.

반면 하루를 가장 늦게 마치는 사람들은 선수들의 건강상태를 돌봐주는 의무팀의 몫이다. 김현철 주치의를 중심으로 4명의 물리치료사가 마사지 실로 밀려드는 선수들의 근육을 부여잡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나면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고 만다.

이밖에 김대업 주무는 선수들의 휴대전화 충전부터 선수단 부식 준비 뿐 아니라 축구협회 보고서 작성까지 1인다역을 소화하다보면 하루 해가 금방 넘어간다.

대표팀의 가장 어른인 이영무 기술위원장도 선수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권위의식은 애초부터 버렸다.

30일 훈련에는 '볼보이(?)'로 변신해 슈팅연습에 나선 태극전사들의 공을 주우러 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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