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기초의원 당선자 131명중 19명 당선 '14.5%' 차지

5.31 지방선거 결과 충북지역 여성 후보들의 정치 진출은 56명 출마자 가운데 19명으로 30%의 당선율을 보였으며 광역·기초의원 전체 당선자 131명의 14.5%를 차지했다.

그러나 선출직 여성 출마자 가운데 광역의원으로 도전장을 냈던 정윤숙 당선자와 충주시의원에 출마했던 김경숙 당선자를 제외하곤 17명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들이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등 다시 한번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도의원 청주 5선거구에서 승리한 한나라당 정윤숙(49) 당선자는 지방선거가 부활한 지난 1991년 이후 충북 최초의 여성 지역구 도의원으로 기록됐다.

충주시 바선거구의 김경숙(59·한나라당) 당선자 역시 지역구 시의원중 유일하게 당선의 기쁨을 안으며 여성 정치 진출에 디딤돌을 놓았다.

정당별로는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하는 열린우리당 최미애(55) 당선자와 청주시의원 배지를 달게 된 안혜자(65) 당선자, 제천 양순경(49) 당선자, 충주 심재연(46) 당선자 등 4명을 제외한 15명 모두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았다.

광역의원 비례대표로 도의회 진입 가능성을 타진했던 민주노동당 홍청숙(40) 후보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며 좌절됐고, 청주 자 선거구에 출마한 정남득(34) 후보 역시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었음에도 승리의 열매를 맛보지 못해 민주노동당은 단 한 명의 여성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여성계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여성후보를 대거 배출하고 비례대표를 통한 정치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충북여성단체협의회 이경미 사무국장은 “기초의회까지 정당공천을 받아야 하는 과정에서 여성후보들이 많은 진통을 겪었음에도 비례로나마 진출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며 “당선된 여성후보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 여성정치세력화의 교두보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점과 과제도 지적했다.

이 국장은 “각 정당이 30% 여성 공천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으며 여성계 역시 자타가 공인할만한 능력있는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실용정치를 위한 여성후보 발굴과 교육, 정당법 등 선거제도 개선 및 여성후보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는 선출직에서 더 많은 여성 당선자가 나와야 한다”며 “낙선한 분들과 비례대표로 선출된 여성들은 더 큰 용기로 다음 선거를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 김미경 소장은 “비례대표가 정착단계로 접어들었다면 이제는 선출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앞으로 주어진 4년간 치밀한 전략과 이행계획으로 여성후보를 발굴하는데 여성계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5·31지방선거 여성정책 평가 결과, 대부분의 여성정책은 여성을 경제력과 출산율 제고의 동원인력쯤으로 규정해 놓았다”며 “여성공약이행운동이 아닌 새로운 여성정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지방자치 개입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여성단체협의회는 오는 9일 오후 2시 청주 한마음예식장에서 당선소감과 앞으로의 의정활동 계획, 여성의원에게 바라는 여성계 입장을 교환하는 여성당선자 축하연을 열기로 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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