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의 마지막 모의고사가 4일 오후 11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이스터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상대는 아프리카 강호 가나. 토고의 맞춤형 적수이지만 객관적 전력과 주요 병기들의 이름값에서 토고를 능가하는 팀이다.

독일월드컵 본선 E조에 속한 이탈리아가 같은 조의 가나 때문에 16강 진출을 걱정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올 정도다.

아드보카트호는 가나전에 일찌감치 '올인'을 선언했다. 지난 2일 노르웨이와 평가전에 백업 미드필더진을 내보낸 뒤 '답답하고 무기력했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오히려 "만족할 만한 플레이였다"며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가나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나와 최종 평가전에서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베스트 중원 '이번엔 시원하게'
월드컵 체제로 태극전사들을 소집한 이후 아드보카트호의 축구 색깔은 미드필더진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23일 세네갈전에서 답답했고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는 시원했지만 노르웨이전에서 또 답답해졌다. 순서대로라면 이번이 시원해질 차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김남일(수원)로 구성된 '월드컵 4강 삼총사' 트라이앵글을 중원 포석으로 깔 것 같다.

독일월드컵 본선 첫 경기 토고전에서도 관건은 중원 싸움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토고의 간판 공격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아스날)가 아무리 걸출한 스트라이커라도 미드필드에서 숨통을 죄면 '산소 배급' 라인이 끊기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호로서는 '아프리카의 허파'를 틀어조일 리허설을 가나전에서 마쳐야 한다.

◇박지성 '가나의 심장' 에시엔에 설욕한다
박지성이 맨유의 '신형 엔진'이라면 가나의 간판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엔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의 심장 역할을 하는 키 플레이어다.

박지성과 에시엔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번 밖에 맞붙지 않았다.

지난 해 11월7일 맨유가 첼시를 1-0으로 제압했을 때는 에시엔이 후반 10분 교체 아웃됐고 박지성은 종료 직전 투입돼 만나지 못했다.

지난 4월29일 첼시의 우승이 결정된 순간 박지성과 에시엔은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맨유가 첼시에 0-3으로 완패하면서 우승컵을 헌납했기에 결과적으로 둘의 맞대결은 박지성의 판정패였다.

클럽이 아닌 대표팀 선수로 처음 만나는 에시엔을 상대로 박지성이 설욕을 노려볼만한 한 판이다.

◇주영-천수 '날개의 선택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포지션 선택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자리가 왼쪽 윙포워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노르웨이전 직전 이천수(울산)를 빼고 박주영(FC서울)을 선발 투입할 것처럼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박주영이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선발 왼쪽 날개는 예상치도 않았던 정경호(광주)가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리톱(3-top)은 측면 침투를 해내지도, 볼을 제대로 키핑하지도 못한 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박주영은 감기 기운을 씻어내고 3일 훈련에서 정상적으로 미니게임을 소화했다.

이번에 선택하는 왼쪽 윙포워드가 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두고 아드보카트 감독의 낙점 카드가 될 것인지 관심을 끈다.

◇'평가전 무패로 독일 가자'
지난 해 10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아드보카호의 공식 평가전 전적은 9승4무3패다. 지난 달 14일 독일월드컵 본선 체제로 소집한 이후에는 1승2무.

세네갈과 노르웨이전에서 '내용'이 그다지 좋지는 못했지만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해 아무튼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보스니아전에서는 장도에 오르기 앞서 기분좋은 2-0 완승을 챙겼다.

이왕이면 독일로 들어갈 때 승리의 기운을 안고 가야 한다는 게 태극전사들의 공통된 희망이다. 박지성과 이호(울산)는 "마지막 경기를 반드시 잡고 가겠다"고 했다.

아드보카트호의 무패 행진이 가나전을 넘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까지 이어질지 국민적 염원이 모아지고 있다.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