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풍주사에서 영결식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한 김범추(67) 청주 풍주선원 주지스님이 지난 4일 오후 8시께 교통사고로 입적했다.

법랍 57세. 5일 오후까지 청주병원 영안실에 마련됐던 빈소에는 교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풍주사는 5일 오후 4시께 법구(法柩)를 사찰로 운구했으며 7일 오전 10시 '청주청원 사암연합회장'으로 영결식을 치르고 고인의 뜻에 따라 대전 유성화장장에서 화장을 하기로 했다. 범추 스님은 생전에 주변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화장장에서 다비식을 대신할 것을 당부해왔다.

범추 스님을 20여년 동안 시봉해온 풍주사 원주 덕일 스님은 "범추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단지 법문으로만 회향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을 통해 무언의 가르침을 주셨다"며 "신(信).해(解).행(行).증(證)의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신 분"이라고 애도했다.

풍주사 총무 정지행 보살은 "주지스님은 신도가 되기 위해선 우선 마음을 닦는 생활을 하고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부처로서 세상을 보면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듯 불자라면 세상을 사랑으로 감싸고 아껴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고 말했다.

범추스님 입적 소식을 접하고 5일 오전 청주병원 영안실을 찾은 노영우 목사는 "종교는 다르지만 범추 스님을 존경하고 형님처럼 따랐다. 건강하고 적극적인 스님은 실제 불제자로서 몸과 생활로 실천하신 분”이라며 “범추스님은 80년대 지역민주화운동 세력의 버팀목으로 교단에서 허락하면 시민장이나 민주장으로 영결식을 치르고 싶은 분”이라고 주변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노 목사는 2002년부터 2년간 범추 스님과 함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1941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범추스님은 1949년 해인사에서 출가한 후 52년 직지사 조실 관응 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으며 이후 해인사와 조계사, 직지사 전문 강원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청주 고령산에 풍주사를 개원해 주지를 맡아왔다.

또 재소자 포교에 전력을 기울여왔으며, 69년 재소자 교화를 시작한 이래 매년 1백90명의 제소자에게 수계를 통해 법명을 주고 새 삶을 유도하는 교화 선도에 기여해 제12회 교정대상(1994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범추스님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와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유치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저서로는 '물레의 인생'과 '사후세계', '불교경전', '연화가 피어온 발자취', '내마음 연꽃피는법 알았으니' 등이 있다.

범추스님과 함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곽동철 신부는 7일 영결식에서 조사를 해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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