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결전의 땅' 독일에 들어가기 직전 승리의 기운을 살리지 못하고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 밤(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이스터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후반 이을용의 동점골을 지키지 못하고 설리 문타리, 마이클 에시엔에게 연속골을 내줘 1-3으로 졌다.

전반 38분 김진규의 핸드링 파울로 허용한 페널티킥을 아사모아 기안이 꽂아 먼저 한 골을 내준 아드보카트호는 후반 5분 이을용이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1-1을 만들었으나 후반 18분 설리 문타리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가나는 후반 36분 에시엔이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꽂아 승리를 확인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출범 이후 17차례 공식 경기에서 9승4무4패를 기록했고 가나와 역대 전적은 1승1패가 됐다.

토고의 계산에 넣은 '맞춤형 적수' 가나를 반드시 잡아 상승기류를 타고 독일로가려던 아드보카트호로서는 뼈아픈 한 판이었다.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왼쪽 박주영, 중앙 안정환, 오른쪽 이천수를 스리톱으로 투입한 아드보카트호는 에시엔, 스티븐 아피아, 문타리 등 강력한 미드필더진을 자랑하는 가나의 개인기와 유연한 돌파에 초반부터 고전했다.

전반 15분 에시엔에게 돌파를 허용, 1대1 슈팅을 맞았지만 이운재가 선방했고 이후에도 가나는 좌우 측면을 쉴새없이 파고들었다.

전열을 가다듬은 태극호는 전반 20분 이호의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문전을 위협한 뒤 23분 이영표의 왼쪽 측면 헛다리짚기 돌파에 이어진 크로스를 박주영이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볼은 머리에 빗맞았다.

선제골은 어이없는 수비실책에서 나왔다.

전반 36분 오른쪽을 돌파한 존 판스틸이 올린 크로스를 중앙수비수 김진규가 몸으로 걷어낸다는 게 그만 오른팔로 볼을 건드렸고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가나 공격수 기안은 2분 뒤 이운재가 꼼짝 못하는 킥으로 첫 골을 뽑았다.

후반들어 안정환 대신 조재진을 투입한 아드보카트호는 초반 문타리에게 왼쪽을 뚫려 위기를 맞았지만 곧 반전의 찬스를 잡았다.

후반 5분 미드필드에서 왼쪽으로 툭툭 치고 들어가던 이을용은 문전으로 틈이 보이자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포를 때렸고 볼은 역회전이 걸리면서 방향을 놓친 리처드 킹스턴의 다이빙을 뚫고 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호는 후반 중반 이후 수비불안을 드러내며 연속골을 내줬다.

후반 18분 에시엔의 프리킥에 이어진 문타리의 헤딩골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비수들이 겹겹이 에워쌌지만 문타리는 돌고래 점프로 솟구쳐 예리한 헤딩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김남일을 투입하고 반격에 나선 대표팀은 이천수의 프리킥 등으로 공세를 폈지만 가나 수비진의 두터운 벽을 뚫지 못했다.

후반 35분에는 기안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뒤로 내준 패스를 에시엔이 왼발 슛으로 네트에 꽂아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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