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 청주지방법원 사무국장

“세상 모든 시름 잊고 노래합시다”
1999년 봄 법원합창단을 처음 모집할 때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이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나는 평생직장인 법원에서 직원들과 함께 노래를 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하고 생각하여 왔다.

과연 몇 명이나 참여할까 기대하며 기대반 걱정반으로 시작한 노래동아리는 법관 2명을 포함하여 직원 30여명이 희망했다.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콩나물 대가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고,다만 동아리 모집광고 (노래를 못해도 좋습니다.기초부터 시작하여 대중음악,영화음악,클래식음악까지 할 수 있으며 향후 경과를 보아 예술의전당등 음악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에 현혹(?)되어 참여한 직원도 적지 않다. 도. 미. 솔을 소리 내고 동요부터 불렀다. 모두들 즐거워하며 맘껏 목청높혀 노래했다.

이렇게 출범한 노래동아리는 인원수가 늘어가기 시작하여 그 해 12월 대회의실에서 가족을 초청하여 “송년음악회”를 처음으로 가졌다. 아이들도 참여 하고 아내들도 함께 했다. 모두가 하나 됨을 느끼고 환호하고 즐거워했으며 행복해했다.

법원의 위상을 고양함은 물론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창단된 청주법원합창단은 2003년 정원음악회, 서울법원아카데미 송년음악회, 2004년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자선음악회, 청원군 자선음악회, 2005년 대검찰청 법의 날 행사 등에 초청되어 노래하였다.

이제 지방선거도 모두 끝났다 그동안 갈등으로 얼룩진 마음들도 정리되어 새로운 동력으로 도약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각 기관과 공무원들이 도민과 시민을 위한 화합의 장을 마련하였다. 내일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연주되는 “제3회 푸른음악회”가 바로 그것이다. 마지막 무대는 충청북도합창단,충청북교육청합창단,청주법원합창단,청주시립합창단,청원군합창단이 시민과 함께 어우러져 “만남”을 노래한다.

모든 관공서가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신뢰받기를 희망할 것이다. 이를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겠으나 음악만큼 좋은 것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합창에는 오로지 4파트(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만 있을 따름이다. 각 파트가 때로는 강인하게 때로는 절제하면서 지휘자 및 반주자와 함께 각자의 길(음)을 완성의 경지를 향해 이루어 가는 것이다.

분주한 일상을 잠시 놓고 연주장의 온화한 공간을 함께 호흡하며 월드컵 필승도 아울러 기원하며, 민. 관이 화합을 이루고 시민이 하나 되는 추억과 감동의 시간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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