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동무 놀동무 노래하고 다니고’

물설고 낯설은 어른들 세상에 ‘감자꽃’과 ‘땅감나무’ 같은 동요를 남기고 어린이 문학의 새로운 싹을 피워올렸던 권태응 시인(1918∼1951).

병든 몸으로 살가운 노래 한 줄금 뿌리고 새싹처럼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뜻 깊은 시세계를 열었던 시인은 자신의 시와 동요를 두고 ‘농사꾼 아이들의 노래 '라고 불렀다.

자연 속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얻어진 말과 노래,춤이 지금까지 살아 있는 정신 문화의 표본이었음을 강조해온 ‘감자꽃’ 시인 권태응,민족문학작가회의 충북지회는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며 열 번째 문학잔치를 마련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충주지부(회장 윤장규)와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읽는어른모임 충주지회(회장 박명화)가 주관하는 잔치는 오는 10일 오전 10시부터 탄금대 감자꽃 노래비 일대에서 펼쳐진다.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삶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사람다운 마음을 일깨워온 시와 동요는 일과 놀이가 하나임을 강조해 왔다.따라서 시인의 업적을 기리던 문학제는 어른과 아이가 어우러져 삶을 노래하는 문학잔치로 새롭게 거듭났다.

충주작가회의는 병든 몸으로 찾은 고향에서 쥐대기극(전문가가 하는 극이 아닌 풋내기가 열정적으로 하는 극)을 펼치며 야학을 했던 시인의 정신을 이어 충주땅을 어린이문학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올해 열 번째로 열리는 권태응 문학잔치에서 인형극과 노래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어린이 삶이 담긴 시잔치를 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학잔치는 걸개그림(똥그림) 그리기와 똥만들기로 시작해 동화읽는어른모임 충주지회가 준비한 인형극 ‘똥벼락’과 노래공연으로 오전 잔치를 열고 오후에는 어린이만을 위한 시잔치와 세미나가 잇따라 열린다.

탄금대 내 충주문화원 2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경찰 기록을 통해 밝혀진 권태응 시인의 전기적 사실(도종환 시인)과 권태응 단편 소설 연구(권희돈 문학평론가),미발표 동시 연구(이재복 아동문학평론가)가 발표되고 부대행사로는 시인의 자료사진과 육필 원고,재판 기록을 비롯해 시인의 유족이 공개한 동시집과 소설 3편이 전시된다.

이외에도 감자꽃 시 판화 찍어주기,시 책갈피 만들기,찐감자와 감자떡 시식,권태응 동요 그림책과 시잔치 수상작품집 전시 판매행사가 진행된다.

권태응 시인은 충주군 충주면 칠금리가 고향으로 1944년 결혼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으며 이후 많은 시와 동요를 남겼다.충북민예총과 충북작가회의는 지난 1997년부터 매년 권태응 문학제를 개최,2003년에는 작곡가 백창우에 의해 권태응 선생 동요음반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7일에는 국가 보훈처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독립유공자로 인정,8월 15일 60주년 광복절을 기해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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