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조용하던 뮌헨의 월드컵 열기가 개막전을 앞두고 갑자기 끓어올랐다.

2006 독일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뮌헨 월드컵 스타디움(알리안츠 아레나)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1시부터 취재진을 위해 독일과 코스타리카가 벌이는 개막전(한국시간 10일 오전 1시) 입장권 배부를 시작하면서 월드컵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경기장 안에 마련된 SMC(스타디움 미디어센터)에는 월드컵 개막전 입장권을 받으려고 전 세계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전날까지 SMC에는 한국 취재진을 비롯해 30여 명도 채 안되는 기자들이 드문드문 자리를 잡았지만 월드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작업용 좌석에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더불어 개막전을 포함해 뮌헨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입장권을 사기 위한 독일 축구팬들의 행렬도 길게 이어지고 있다.

뮌헨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마련된 티켓 판매부스에는 이곳저곳에 수많은 팬들이 긴 행렬을 이뤘고, 경기장 인근의 지하철역 기둥에는 곳곳에 "월드컵 티켓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전단이 전화번호와 함께 나붙었다.

조용하던 뮌헨 거리도 각국 기자단과 독일의 개막전 상대인 코스타리카 축구팬들이 도착하면서 떠들썩하게 바뀌었다.

뮌헨의 중심거리인 마리엔플라츠 전철역 인근에선 코스타리카 국기를 든 축구팬 20여 명이 몰려다니며 게릴라식 거리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도 보였다.

브라질과 멕시코 유니폼 등을 입어 중남미에서 원정 응원을 온 것임을 알아보게 한 팬들도 월드컵 분위기에 취해 목소리를 높여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특히 마리엔플라츠에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6시부터 월드컵 개막을 축하하는 공연이 펼쳐지면서 분위기를 달구는 데 일조했다.

홍콩 '애플 데일리'의 주관항(朱冠恒)이라는 기자는 "전날에는 SMC에 취재기자들이 별로 없었는 데 유독 한국 기자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 취재진들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취재하는 것 같다"고 눈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는 중국이 한국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겠느냐'고 한국 취재진에 물어보면서 월드컵 열기에서 제외된 중국 본토의 안타까운 심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