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이 일어난다는 개막전 징크스는 깨졌지만 개최국의 첫 경기 불패 신화는 계속됐다'
2006 독일월드컵축구 개막전은 '징크스'와 관련해 의미있는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전차군단' 독일은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뮌헨월드컵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역사적인 개막전에서 신예 수비수 필리프 람의 개막 축포와 '골든 헤드'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연속 두 골, 토르스텐 프링스의 캐넌 쐐기포를 묶어 파울로 완초페가 두 골을 따라붙은 북중미 다크호스 코스타리카를 4-2로 제치고 귀중한 개막 승리를 챙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개막전의 주인공은 전 대회 우승팀이었다.

'82 스페인월드컵부터 전 대회 우승팀이 첫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유래된 것이 개막전 징크스다.

18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부터는 전 대회 우승팀의 자동 출전권이 없어져 개막전의 주인공이 전 대회 우승팀에서 개최국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개막전 징크스는 이번 대회부터는 적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의 프랑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과 1982년 스페인월드컵의 아르헨티나가 개막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된 반면 같은 세계 축구의 강호 독일은 징크스의 악령에 걸려들지 않았다.

람의 선제골 이후 완초페에 바로 동점골을 내줘 잠시 흔들리는 듯 했지만 클로제가 '생일축포'로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내 다시 승기를 잡고 프링스의 한 방으로 승리를 굳혔다.

1974년 서독월드컵부터 1990년까지 전 대회 우승팀의 개막전 전적은 3무2패였다. 1994년과 1998년 잠시 주춤했던 개막 징크스는 2002년 프랑스가 세네갈에 0-1로 무너지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이날 독일의 승리로 개막 징크스는 대회 방식 변경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반면 개최국의 '1차전 불패 신화'는 76년의 역사를 이어갔다.

월드컵 개최국의 '첫 경기 승리 공식'은 1930년 1회 대회에서 개최국 우루과이가 페루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었다.

역대 개최국의 첫 경기 전적은 13승5무였는데 독일의 승리로 14승5무가 됐다. 대회는 이번이 18번째이지만 2002년에는 개최국이 한국과 일본으로 두 나라여서 전적이 하나 더 많다.

2002년 한국이 폴란드를 2-0으로 이겼고 일본은 벨기에와 2-2로 비겼다. 1998년 프랑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3-0 완승을 거뒀고 1994년 대회에서 미국은 스위스와 1-1로 비겼다. 1990년 이탈리아와 1986년 멕시코도 오스트리아, 벨기에 각각 1-0, 2-1 승리를 거뒀다.

독일의 승리로 개최국의 '100% 2라운드 진출 신화'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7차례 대회에서 개최국은 단 한 번도 1라운드에서 탈락하지 않았다. 독일은 두 골 차 승리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