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복병 파라과이를 힘겹게 누르고 첫 승을 올렸다.

잉글랜드는 10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B조 파라과이와의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 카를로스 가마라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기대에 못미친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1차 목표를 달성한 잉글랜드는 16일 B조 최약체로 평가되는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상대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잉글랜드의 이번 대표팀은 역대 영국축구 사상 최강팀으로 불렸지만 간판 스트라이크 웨인 루니(21.맨유)의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198㎝의 장신 피터 크라우치와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을 투톱으로 내세웠지만 잉글랜드의 공격력은 90분 내내 파라과이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결승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파라과이의 뼈아픈 실책에서 비롯됐다.

전반 시작 3분만에 하프라인 조금 지난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은 잉글랜드는 `전문 키커' 데이비드 베컴이 파라과이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베컴의 프리킥은 크라우치의 머리를 빗나갔지만 달려들던 파라과이의 주장 가마라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골문으로 미끄러지듯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관중석 대부분을 차지한 잉글랜드 팬들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파라과이 벤치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떨결에 자책골을 기록한 파라과이는 불과 3분 뒤 주전 골키퍼 후스토 비야르마저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볼을 걷어내던 비야르는 다리 부상을 입어 알도 보다디야로 교체되고 말았다.

파라과이가 정신을 못차린 사이 잉글랜드는 초반 공세를 강화하며 그라운드를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수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파라과이는 15분께 카를로스 파레데스와 크리스티안 리베로스가 중거리슛을 날리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잉글랜드는 미드필드 프랭크 램퍼드와 데이비드 베컴 등이 위력적인 슛으로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들어 분위기는 파라과이쪽으로 돌아섰다.

실점 만회를 위해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 전술을 펼친 파라과이는 14분 넬손 발데스의 발리슛이 아쉽게 골문을 비켜갔다.

잉글랜드는 공격이 풀리지 않자 부진한 오언 대신 스튜어트 다우닝을 투입했으나 오히려 파라과이의 후반 교체선수 넬손 쿠에바스가 중원을 휘저었다.

하지만 파라과이는 간판스타 로케 산타크루스가 제 컨디션을 완전히 찾지 못해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나치게 중앙 돌파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으로 끝내 잉글랜드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분패를 당했다.

유효 슈팅수는 잉글랜드가 5-2로 앞섰으며 볼 점유율도 역시 잉글랜드가 53%-47%로 조금 앞선 경기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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