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부도로 수년간 방치 폐기물만 수천톤

거대한 쓰레기장 휴폐업 공장

난개발로 인한 무분별하게 늘어난 개별입지 공장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영세기업들이다.

이들 개별입주 기업체들은 최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한 일감부족으로 상당수가 정상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많은 업체가 파산해 휴ㆍ폐업 업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중 일부업체는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와 시설물 관리 조차 못해 공장 자체가 거대한 쓰레기로 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해 혁신도시로 지정된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A업체의 경우 휴ㆍ폐업 공장에 방치된 각종 산업 폐기물로 인해 주민과 자치단체가 수년간 정신적 재산적으로 큰 피해를 당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 방치한 수만톤의 산업페기물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 등으로 인해 주민들은 심한 악취와 지하수 오염 등 각종 병폐로 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자치단체 역시 부도를 내고 잠적한 업주 때문에 수만톤의 폐기물을 행정대집행비란 명목으로 혈세 수십억원을 투입해 수년간에 걸쳐 치우는 등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등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3> 음성 맹동면 혁신도시 주변 사례

▶폐합성수지 1만2천톤 방치해 적발

음성군 맹동면 봉현리에 위치한 A업체는 그동안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등 기존공장을 인수하기 전까지 순탄치않은 과정을 거쳤다.

처음 공장을 설립한 B업체는 당초 폐기물재생처리업체로 출발했으며 지난 1997년 5월 음성군으로 부터 유기질비료를 생산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허가를 받은 뒤 7개월만에 폐기물중간처리업체인 C업체에게 공장필지 일부를 분할,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기물중간처리업체인 C업체는 불과 1년 6개월만에 부도가 났고 1999년 11월 현재의 A업체로 법인이 변경됐다.

A업체는 법인이 변경된지 3개월만인 2000년 3월 폐기물(폐합성수지)1만2천554톤을 공장내에 방치한 사실이 음성군에 적발됐다.

A업체는 음성군으로부터 방치폐기물을 빠른시일내에 처리하라는 조치명령을 받았으나 이행하지 않아 같은해 5월 영업정지 1개월 행정처분과 사법기관에 고발됐으며 12월 이 업체 대표가 구속됐고 업체는 폐기물 1만2천여톤을 고스란히 방치한 채 파산했다.

A업체에 쌓인 1만2천여톤의 폐기물은 A업체 에게 법인을 넘긴 폐기물중간처리업체인 C업체가 폐기물유발업체로 부터 돈을 받고 반입해 온 것으로 사법기관에 의해 드러났다.

▲ 벽이 절반정도 허물어진 채 방치된 공장건물이 흉물스럽게 서있다.쓰레기처리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한 음성군이 세운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 는 문구의 경고판도 보인다 ▶방치된 폐기물 농경지 오염시켜. A업체에 방치된 폐기물은 폐합성수지,섬유,고무등으로 그 규모가 무려 1만2천554톤이나 달한다. 그러나 해당 자치단체인 음성군에서 국비 10억 군비 10억 등 무려 30여억을 투입해 행정대집행이란 명목으로 업체를 대신해 처리한 지난해 말까지 만 5년동안 방치돼 있었다.5년여동안 방치된 산업폐기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피해는 곧바로 나타났다. 공장에 야적된 폐기물은 비와 눈 등 기후조건에 의해 각종 침출수가 흘러 나왔으며 이 침출수는 주변의 농경지로 흘러 내려가 농경지를 크게 오염시켰다.당시 이 공장 근처에서 논농사를 지었던 K모(53)씨는 “이 공장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논으로 스며들면서 벼 농사가 안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인근 마을 주민들 역시 수년동안 방치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악취와 파리ㆍ모기 등 해충들 때문에 큰 곤혹을 겪기도 했다. 심지어 주민들은 심한 악취로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방문을 열어놓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를 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주민 민원이 잇따르면서 음성군은 폐기물로 인한 각종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나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처리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그러나 악취와 해충, 침출수 등으로 인한 주민피해와 주변 농경지 오염 등 폐기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음성군은 임시방편으로 자체 예산을 투입해 비닐과 천막을 이용해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를 저지하려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음성군은 결국 발생 4년만인 지난 2004년 11월 행정대집행이란 명목으로 국비와 도비,군비 등 30여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1년여에 걸쳐 문제의 폐기물을 업체를 대신해 치웠다.이 과정에서 음성군은 수십억원의 예산 낭비는 물론 수년동안 감사원과 관련기관에 감사를 받는 등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고 관련부서의 행정력 또한 낭비됐다. 음성군 관계자는 “‘맹동 A업체 폐기물’이란 말만 나와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로 좋지 않는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음성군은 이런곳이 타시ㆍ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예산낭비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공장 입구에 나뒹굴고 있는 폐 컨테이나 박스와 쓰레기들


▶흉물로 변한 공장

현재 A업체는 방치된 수만톤의 폐기물은 치웠으나 공장 곳곳의 웅덩이에 고인 썩은물에서 여전히 악취를 풍기고 있으며 공장 건물은 절반정도의 벽이 무너진채 흉물스럽게 서있는 상태다.

특히 공장 한 가운데 위치한 가로 약 8m,세로 20m 정도의 큰 웅덩이에는 썩은물이 고여 있어 파리와 모기등 해충은 물론 악취로 접근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또 공장의 입구에는 폐 컨테이나 박스와 녹슨 건자재와 폐목재 등이 나뒹글고 있는 것은 물론 공장부지엔 잡풀로 우겨져 있는 등 거대한 공장 전체가 쓰레기화 된채 여전히 방치돼 있다.

수풀이 우거진 공장 입구엔 음성군에서 세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 위반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문귀가 적힌 경고판만이 삭막한 환경을 설명해주고 있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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