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허준영 / 명신당한의원 원

이번 월드컵은 주로 새벽녘에 진행된다.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지인들과 어울려 응원하며 술 한잔 즐기게 된다.

초여름 더워지는 때에 수면 부족과 피로 때문에 낮에 꾸벅꾸벅 졸거나 일에 집중하지 못한 채 멍한 상태로 지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피로로 인하여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을 ‘노권상(勞倦傷)’ 혹은 ‘허로(虛勞)’라고 진단한다.

일종의 기(氣) 부족증인 노권상의 증상은 전신이 무력해지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며, 숨이 가쁘거나, 식은땀이 흐르고, 사지가 화끈거리며, 가슴이 답답하여 편히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이 피곤한 것으로 만성피로 증후군의 증상들에 해당한다.

간단히 전신피로를 푸는 방법으로는 안마가 좋다. 간단할 뿐 아니라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주로 잠자기 전에 10∼15분씩 하는데, 문지르기와 두드리기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둔다.

어깨, 팔, 엉덩이, 다리, 허리, 복부의 순서로 하는 것이 좋다.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들기며 이동한다.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여기에 목덜미의 문지르기와 두드리기를 더하면 한결 머리에 쌓인 피로가 잘 풀린다.

온몸의 피로를 푸는데서 배에 대한 안마를 빼놓으면 안된다. 배에 대한 안마는 주로 누르기와 쓰다듬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 위장 속에 있는 나쁜 가스의 배설을 빠르게 하고 산소의 소비량을 높인다. 특히 배에 대한 안마는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여 피로물질인 젖산의 농도를 낮추며 피 속의 산과 알칼리의 평형을 유지되게 한다. 또한 취침 전 따뜻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로에 항상 즐길 수 있는 한방 차는 쌍화탕이며 간 기능을 북돋워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몸이 무겁거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도 효과적이다.

또한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차도 훌륭한 피로회복제다. 물 5~6컵에 오미자 10g을 하루 정도 담갔다가 달이면 오미자차가 만들어진다. 구기자차도 간을 보호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비타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있기 때문이다.

새벽녘 TV시청 뒤에 잠들기 전에 마시면 좋다. 매실차도 피로회복에 그만이다. 구연산등 여러 유기산이 매실에 많이 들어 있다. 맛과 향을 위해 꿀이나 흙설탕을 가미해도 좋다.

음주로 인한 숙취엔 칡이 최고다. 칡을 한방에선 갈근이라 하는데, 한의원등에서 주독을 풀어 주기 위해 처방하는 약에는 갈근을 많이 활용한다. 갈근은 음주로 인해 쌓이는 습열을 풀어준다. 때가 때이니 만큼 땀을 많이 흘리기 쉬운 여름이므로 갈근은 더위로 인한 복통 설사 소화불량 등에도 좋다. 위 약제들을 묽게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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