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빅 리거'였다.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의 이름값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13일(한국시간)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축구 G조 토고와 1차전에서 예의 그 부지런함과 돌파력을 앞세워 한국의 2-1 역전승에 밑거름이 됐다.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 기회에서는 공이 떠 아쉬웠지만 박지성은 지혜로운 경기 운영으로 사실상 토고의 장폴 야오비 아발로의 퇴장을 엮어내 팀 승리의 '숨은 주연' 노릇을 해냈다.

이런 그가 있기 때문에 19일 프랑스와 2차전도 기대해 볼 만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의 제임스 셀비는 이날 경기 후 "박지성을 특별히 칭찬하고 싶다.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평했다.

특히 2차전 상대인 프랑스는 스위스와 1차전에서 지네딘 지단을 비롯한 3명이 경고를 받아 한국과 경기에서 움직임이 많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이 토고를 흔들어놓은 것 처럼 라이프치히에서도 프랑스 진영을 헤집고 다닌다면 또 한 번 좋은 결과가 나올 법하다.

게다가 스위스와 경기에서 경고를 받은 3명 중 2명이 수비수인 에리크 아비달, 윌리 사뇰이기 때문에 박지성을 막기에는 그만큼 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박지성은 프랑스와 경기에서 좋은 추억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어 한결 자신감을 갖고 프랑스 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토고 전 승리를 이끈 뒤 "앞으로 남은 두 경기 상대 프랑스와 스위스는 상당히 강한 팀"이라며 "그러나 첫 경기를 잘 풀어나갔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프랑스 전에서 또 한 번 승전고를 울리며 이변이 없는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된 이변을 한 번 만들어낼지 팬들은 설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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