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은 / 원불교 충북교구 사무국장

兩留之, 雖有其短取長而已矣(양유지 수유기단취장이이의)

“둘다 그대로 두어라, 비록 단점이 있더라도 장점을 취할 뿐이다”

감나무를 심었는데 열매가 많은 나무는 알이 작았고, 열매가 드문 것은 알이 굵었습니다. 나중에는 같이 잘 자라 그늘이 지기에 하나를 베어버리려 하니, 알이 작은 것은 싫지만, 많은 것이 아깝고, 열매가 드문 것은 미워도 그 알이 굵은 것이 아까웠습니다. 내가 말 했습니다. “둘다 그대로 두어라, 비록 단점이 있더라도 장점을 취할 뿐이다”

이 글은 이익의 관물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좋은 점이 있으면 좋지 않은 점도 있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자기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장점을 깎아 단점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들 속에서도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단점으로 깎아내리려 하는 사람이 있고, 단점을 장점으로 품어서 상대방을 세워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쪽인가요? 장점 없는 사람이 없듯이, 단점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둘 다 그대로 두어라. 비록 단점이 있더라도 장점을 취할 뿐이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눈과 마음을 가진 모두이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버림으로 생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성인들처럼 모든 것을 다 장점으로 바라볼 수 없지만 본인의 가치와 문화, 인연에서 다양한 각자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던 학창시절은 한 개인의 구도적 입장에서 보나 종교적 전문 수행인이의 위치에서나 단순히 구도면 구도, 공부면 공부 그자체로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그 현실에서 어떻게 진실을 찾고, 밝은 눈을 찾아 항상 깨어 있는 의식의 소유자가 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혼자 고민해서 결정하고 느끼는 것, 항상 이 사람은 오늘은 이랬는데 내일은 어떨지 모른다는 그런 걸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개 이 사람은 이러니까 영원히 이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날 달라지면 그때는 완전히 방황합니다. 항상 깨어 있어야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다는 준비가 되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같이 사는 사람도 이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다가 갑자기 어느날 죽으면 좌절합니다. 근본적으로 깨어 있으면 됩니다. 상황이 올 때마다 대처하는데 그런 상태를 알아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많은 것들 어떻게 할 것인가? 잘 다듬고 가꾸어 나아갈 때 아름다움이 더욱 빛날 것입니다. 이제 또 다른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선택과 버림을 통해서 인생이 완숙에 도달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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