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가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한 트리니다드토바고에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는 16일(한국시간) 독일 뉘른베르크 프랑켄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트리니다드토바고와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잉글랜드는 파라과이와의 1차전 승리에 이어 2승을 거두면서 승점 6점을 확보, 스웨덴과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 티켓을 획득했다.

인구 130만의 월드컵 본선 첫 출전국인 트리니다드를 상대로 한 `축구 종가'의 위력은 후반 뒤늦게야 발휘됐다.

경기 초반부터 트리니다드에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쉽게 골문을 열지 못해 답답해하던 잉글랜드를 무기력증에서 꺼낸 주역은 `로봇춤'의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였다.

후반 38분 잉글랜드의 주장 데이비드 베컴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밖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크라우치가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연결, 짜릿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경기 내내 트리니다드 진영을 헤집고 다녔던 잉글랜드의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도 한 몫을 했다.

제라드는 인저리타임에 들어가자 마자 페널티 정면 밖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친뒤 골키퍼가 손을 쓰지도 못한 강한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잉글랜드는 전반 내내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마무리가 안되자 후반 13분 웨인 루니를 투입시키는 등 강수를 뒀다.

루니는 공격 포인트를 획득하지는 못했으나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음을 알렸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간간이 역습을 노렸던 트리니다드는 전반 45분 선제골의 기회를 날려 땅을 쳐야 했다.

트리니다드 주장 드와이트 요크의 코너킥을 스턴 존이 헤딩, 공은 궤적을 그리며 골문으로 날아 들어가고 있었으나 잉글랜드의 수비수 존 테리가 골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걷어냈다.

잉글랜드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던 트리니다드는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연속 골을 허용, 1무1패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잉글랜드는 트리니다드와 비기거나 졌다면 `천적'인 스웨덴과 3차전을 통해 16강행을 결정지어야 했으나 이겼기 때문에 느긋하게 3차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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