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3천여점 수집

“토고와 코트디부아르의 화폐 디자인이 같고요, 에콰도르는 자 국화폐 대신에 미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2006 독일 월드컵이 날로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 1층에서는 지난 12일부터 ‘월드컵 참가국 화폐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은행 금융결제팀 배원준(41) 차장이 22년간 은행에 근무하면서 수집한 세계 각국의 화폐 3000여점 가운데 독일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32개 국가의 지폐만을 추려 전시하고 있는 것.

배 차장은 16일 “각 국가의 화폐에는 그 나라가 중요하게 여기 는 가치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한다. 실제 유로화가 통용되 기 전 프랑스와 독일, 포르투갈, 스위스 등의 화폐들에는 그 나 라 특색이 그대로 녹아 있다.

‘예술의 나라’인 프랑스의 지폐에는 작곡가 베를리오즈(10프랑), 작가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50프랑), 화가 폴 세잔(100프랑), 건축가 구스타프 에펠(200프랑) 등이 그려져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화폐에는 희망봉을 발견한 바르톨로뮤 디아스 등 탐험가가 많고 독일 마르크에는 가우스 등 수학자와 과학자가 많이 등장한다.

“화폐를 보면 그 나라의 역사도 읽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토고와 코트디부아르의 화폐는 디자인이 같다. 다만 일련번호 맨 뒷자리가 코트디부아르는 A로 토고는 T로 표기하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 중남미의 에콰도르는 2000년 9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크레(Sucre)라는 자국 화폐를 폐지하 고 달러를 국가통화로 변경했다. 또 금융업이 발달한 스위스의 프랑에는 각종 위·변조 방지장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84년 은행에 입사한 배씨는 환전업무를 담당하면서 취미 로 화폐를 모으기 시작, 현재는 260개국 3000여점의 화폐를 수집했다. 배 차장은 “월드컵 조 편성에 따라 각국 화폐들을 분류, 그 나라의 지도와 국토면적·화폐단위·원화 환산가치 등을 함께 적어 전시하고 있다”며 “월드컵이 다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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