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 동점골로 '6월의 전설'을 가능케한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한국축구의 희망.

아드보카트호를 '레 블뢰' 풍랑에서 구해낸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감각적인 돌파, 위치선정으로 '산소탱크' '습격자' 등 다양한 별명으로 불린다.

박지성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36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켜 1-1로 극적인 무승부 드라마를 연출했다.

파상 공세에 시달리며 전반 9분 상대의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아스날)에게 선제골을 허용, 패색이 짙던 아드보카트호에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그가 존재했다.

후반 36분 상대 왼쪽 측면을 돌파하던 설기현이 올린 크로스를 골문 왼쪽에서 조재진이 골문 앞으로 헤딩 패스를 해주던 순간 박지성이 있었다.

박지성은 바닥에서 튀겨 오른 볼을 향해 쇄도하며 발끝을 갖다 대 밀어 넣었고 볼은 프랑스 수문장 파비앵 바르테즈(마르세유)의 손끝에 살짝 닿은 뒤 크게 퉁기며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지성은 4년 전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

이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박지성은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그림같은 결승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의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결국 4강신화 주역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월드컵 직후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에인트호벤으로 진출해 기량이 급성장했으며 결국 지난해 6월 `꿈의 무대'라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했다.

이적 초기 `주전 경쟁에서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를 보란 듯이 무너뜨리며주전자리를 꿰찼다.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안방 호랑이'라는 국제 축구계의 비아냥을 잠재울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랐던 박지성은 지난 13일 토고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상대 수비수의 반칙을 유도, 이천수의 프리킥 선제골을 이끄는 등 맹활약했으며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극적인 무승부 드라마 연출의 주역이 됐다.

박지성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플레이 자체가 잘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팀이 승점을 보탤 수 있는 귀중한 골을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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