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테크노빌 12개업체중 8곳이 부도·폐업 방치

▲ 부도로 문을 닫은 공장내부에 각종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기획> 거대한 쓰레기장 휴폐업 공장

(4) 제천 공공기관 이전지 주변

제천시는 중부내륙권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기업체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말 완공된 제천바이오밸리는 이미 분양이 완료돼 이 같은 계획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단지를 조성해 분양을 추진한 농공단지(현재는 테크노빌로 이름이 바뀜)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여기에 입주한 많은 공장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부도 등으로 문을 닫은 상태이고 관리마저 제대로 안 돼 새로운 골칫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에 자리 잡고 있는 금성테크노빌은 12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이중 4개 업체를 제외한 8개업체가 모두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상태이며 일부는 현재까지 경매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현재 가동을 하고 있는 4개 업체도 대부분 사업주가 바뀌었거나 임대공장으로 운영되면서 간식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따라 청원, 음성, 충주지역의 주로 개별입지 공장들이 파산으로 문을 닫은채 방치돼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한 반면 제천지역은 농공단지내 공장들이 파산한채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첫 입주업체 단 한 곳도 없어

지난 1991년 처음으로 농공단지내 공장 부지를 분양할 당시 입주했던 업체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특히 가동을 중단한 업체들은 대부분 공장부지내에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을 그대로 방치해 환경오염의 주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4월 말 부도를 맞은 것으로 알려진 C업체의 경우 공장부지 내에 각종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고무보트와 부품을 생산해 온 이 공장은 굳게 닫힌 철문 사이로 보이는 부지 내에 사무용 집기부터 각종 생활쓰레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폐기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으나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외부에서 쓰레기 반입될 때만 문을 열고 평소에는 자물쇠를 채운뒤 관리를 기피하는 것이다.

이 업체와 인근에 있는 공장 역시 D업체가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다 운영난으로 부도를 맞았으며 C업체가 경매를 통해 이를 인수 했으나 이 업체마저 파산하면서 두 공장 모두 문을 닫고 공장 여기저기엔 각종 쓰레기만 나뒹글고 있어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 인근에 문을 닫은 나머지 업체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녹슬은 장비등 각종 부산품과 쓰레기가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이처럼 가동을 중단한 많은 공장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자치단체로서는 제대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고 예산부족등으로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동을 중단한 공장의 쓰레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소유권이 업체에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로서는 임의로 처리할 수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시에 공장 설립을 문의하는 업체들에게 연결시키는 방안 외에 마땅한 관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이 단지는 제대로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가 몇 안 되다 보니 운영비에 대한 부담으로 관리사무소마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분양이익 노려 투자

제천지역에 있는 금성과 봉양,송학,강저,고암 5개 테크노빌 중 2개 단지는 이같은 업체들의 경영난 때문에 아예 관리사무소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업체부도로 관리사무소 운영비를 납부하지 못하는 바람에 관리사무소가 폐쇄되고 이에따라 단지내 자체 폐수처리장 가동은 엄두도 못내 폐수처리마저 체계적인 관리가 안되고 있는 형편이다.

관리인이 없는 상황에서 수시로 트럭을 이용한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와함께 제천시 강저동에 있는 강저테크노빌의 경우 분양 당시 자체적으로 폐수처리장을 설치,운영해왔으나 입주 업체들이 운영비에 대한 부담으로 폐수처리가 중단됐다.

현재 5개 테크노빌단지 중 자체 폐수처리장을 가동하는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으며 3개 단지는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폐수를 시가 운영하는 하수관리사업소로 보내 처리하고 있다.

농공단지 조성에 따른 이 같은 문제점은 비단 제천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실패한 정책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농공단지 분양 초기, 실제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업주들이 공장 가동을 위해 분양받은 사업주 외에 단지 분양이익 등을 노린 일부 부동산 투기꾼들까지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하게 된 일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천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바이오밸리나 테크노빌 등 단지에 입주돼 있는 업체들은 그나마 개별 입주 공장에 비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시내 변두리지역 군데군데 따로 떨어져 입주돼 있는 개별입주 공장들은 감독관청의 감시의 손길마저 닿지 않아 아예 각종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관내에는 총 234개 업체가 입주돼 있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07개 업체가 개별입주 공장이어서 체계적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종전에는 등록공장이 휴ㆍ폐업을 할 경우 자치단체에 통보돼 휴ㆍ폐업공장에 대한 별도관리가 가능했으나 최근 들어 이같은 지침이 변경돼 자치단체로서는 휴ㆍ폐업공장에 대한 숫자마저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때문에 휴폐업공장에 각종 폐기물이 마구잡이로 버려지고 공장자체가 쓰레기화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시에서는 현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침이 바뀐 후 등록공장이 휴ㆍ폐업신고시 세무서에만 신고하면 돼 자치단체로서는 휴ㆍ폐업 공장을 파악하기 어렵고 아예 공장등록을 취소한 경우에만 파악이 가능하다”며 “일일이 입주업체를 찾아 다닐 수도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의 새로운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휴ㆍ폐업 공장에 대한 특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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