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업체 자금지원 받은 뒤 고의부도 폐업

<기획> 거대한 쓰레기장 휴폐업공장

(5) 청원군 오창산단 주변

쾌적한 첨단 신도시를 지향하는 오창과학산업단지 주변의 휴폐업공장에도 어김없이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속속 준공하면서 올해안에 인구 3만여명이 신규로 유입되고 인근에 청주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지만 불과 수킬로미터 떨어진 개별입지 공장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는 있어 환경오염을 심화 시키고 있다.

청원군 내수읍에 있는 K산업과 오창면 여천리에 위치한 또다른 K기업의 공장내부에는 폐타이어와 폐플라스틱이 어지럽게 쌓여있어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도시미관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가속화 시키기 때문이다.

두업체 모두 부도를 겪은채 주인이 바뀌었거나 또는 공장을 임대해 주는 과정에서 폐기물이 공장을 점령해 버린것이다.

▶내수읍 주변 폐타이어 산더미

청원군 내수읍 만남의 광장 사거리에서 세계 3대 광천수로 유명한 초정으로 우회전해 1㎞정도 가다보면 다시 우측으로 좁은 농로가 나온다.

여기에서 좁은 도로를 따라 불과 200m만 가면 엄청난 규모의 폐타이어와 폐고무가 1만여평의 공장에 작은 동산처럼 쌓인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내수읍 학평리에 위치한 K산업은 공장부지 1만248평에 건물 480평규모로 학교운동장만한 부지에 이같은 고무폐기물이 2만6천700여톤이 불법으로 쌓여있다.

특히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고무, 카본블랙, 파쇄타이어중 카본블랙 1천106포대만 처리가 끝났을뿐 폐고무 2만5천473톤, 파쇄타이어 111톤(222포대), 폐유 121개(22톤)은 아직도 방치돼 있다.

K산업은 일부 폐기물을 분쇄해 팔고있으나 하루 처리량이 턱없이 적다.

이때문에 공장옆에 내수-초정간 4차선 도로가 준공되면 간선도로에서 쉽게 눈에 띨것으로 보여 공장부지에 가득한 폐타이어등은 이 지역 흉물이 될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은 (주)도원이라는 업체가 설립했으나 업체가 경영난으로 부도난 이후 지난 2001년 7월 한국특수전열산업이 토지, 건물, 기계, 기구등을 12억1천여만원에 일괄 낙찰받아 폐기물재활용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업체는 폐타이어, 폐고무를 조각해 절단한후 저온열분해해 카본블랙을 추출하는 사업계획으로 지난 2001년 11월 중소기업 창업계획 승인을 받아 한국타이어공업협동조합으로 부터 톤당 3만5천원씩 지원받기도 했다.

이후 이곳에 소각장을 설치하기 위해 청원군에 폐기물처리업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주민들의 집단민원과 4차선도로변이라는 미관상 문제,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처리대책등 여러 문제점 때문에 제동이 걸린상황에서 파산해 올초 또 공장주인이 바뀌었다.

세번째로 공장을 인수한 업체가 K실업이다.

이처럼 2개 기업이 부도로 휴폐업되면서 각종 폐타이어와 폐고무등의 불법유입이 늘어났으나 지난 2월 K실업이 경매로 인수한 이후에는 폐기물유입은 중단된 상태다.

공장의 한 관계자는 “2개월전 공장을 인수한이후 폐타이어를 분쇄해 팔고있으나 그동안 폐업상태에서 워낙 많은 물량의 폐고무가 무단으로 야적해 처리할려면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K실업은 근로자 10명을 고용해 일평균 30톤정도를 분쇄해 톤당 4만원에 시멘트공장이나 열병합발전소의 연료로 납품하고 있다.

이업체는 또 폐타이어 가공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것으로 알려졌으나 대기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보여 주민반발이 완강한데다 타 폐기물소각장과 달리 내수읍내와 인접해 허가여부는 불투명하다.

청원군 관계자는 “이 공장의 전사장은 불법야적으로 지난 2001년 고발돼 현재 구속수감된 상태다”라며 “지난 2월 이공장을 인수한 K개발은 폐타이어가공공장 설립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군에서는 당초 계획을 변경하는 선에서 허가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창공장 폐플라스틱 수십톤

오창-증평간 지방도 인근에는 소규모 개별입지공장이 산재해 있다.

오창산업단지에서 가깝고 주변에 중부고속도로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각종 전자부품공장이나 영세제조업체, 쓰레기처리장, 휴대폰조립공장등이 눈에 띤다.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증평가는 구도로로 좌회전해 여천교옆 천변으로 이어진 작은길로 100여m를 달리면 길옆에 각종 중소규모 공장이 어깨를 나란히 한채 입주해 있다.

지난 2002년 설립한 K업체는 당초 플라스틱 가공업체로 출발했다. 그러나 불과 4년도 채안돼 이 업체의 내외부에는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등을 받아서 가공 처리해 판매했던 이업체는 경영난으로 파산위기를 겪으면서 점차 공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한채 점차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경영부실에 건강까지 잃었던 이회사 A사장은 본인이 직접 경영하기 힘들자 결국 공장을 임대로 내놓았으나 오히려 공장만 버려놓은 셈이 됐다.

임차인인 B모씨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한뒤 압축해 팔다가 자금난에 몰리자 임대보증금을 까먹은채 어느날 갑자기 도망가 버린것이다.

이때문에 2천여평의 공장 내외부에는 플라스틱, 비닐등 폐기물등이 공장건물이 안보일만큼 높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장이 거대한 쓰레기처리장처럼 변하자 공장 오너인 A사장이 공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작업인부 7명과 장비를 투입해 치우고 있으나 워낙 많은 폐기물이 쌓여있어 치워도 별로 표시가 나지 않을 정도다.

공장 관리인인 C씨는 “임차인이 도망간 이후 공장에 와보니 각종 폐기물이 공장사무실 바로 앞까지 쌓여있을만큼 엄청난 분량이 이었다”며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를 싼값에 산뒤 압축 처리해 팔려고 있으나 인건비도 못건지는 바람에 임차인이 도망간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50%이상 치운것이 이정도”라며 “더이상 플라스틱 쓰레기가 들어오지는 않고 있지만 다 치우고 공장을 정상가동 하기 까지는 상당기간 지나야 할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군 관계자는 “이 업체에 대해 최근 행정처분을 했으나 워낙 폐플라스틱등이 많이 쌓여 있어 금방 처리가 안될것 같다”며 “일단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것이 선결문제”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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