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란 불구 이례적인 준설작업 실시

▲ 원흥이 생명평화회의가 원흥이 방죽의 심화되고 있는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설작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최근 준설작업 모습.

원흥이 생명평화회의가 청주 원흥이 방죽의 심화되고 있는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설작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18일 원흥이 관계자는 "이달 초순부터 물빼기 등 작업을 시작해 지난 15일까지 원흥이 방죽에 대한 준설작업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 관계자는 "방죽 4군데에 곧 유입관로를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는 방죽 수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청주지역 자연생태의 상징이자 성지가 된 원흥이 방죽에서는 종전과 달리, 바닥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고 또 미생물 활성화를 유도하는 기능이 활발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준설'(浚泄)은 저수지나 하천 바닥에 쌓인 토사나 암석을 걷어내는 작업으로, 담수기능 강화와 홍수 예방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는 어류 등 원흥이 방죽의 각종 수서생물을 보존해야 했기 때문에 여느 하천과 달리 매우 정교하면서 조심스런 준설작업을 진행했다.

박완희 사무국장은 "법원앞 대체 습지에 임시 서식공간을 만들어 수서생물을 일시 보호하다 준설 완료와 함께 이들을 원위치로 되돌렸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번 준설작업 때는 원흥이 식물 보존에도 신경을 써, 북쪽 물버들 군락과 동·서쪽 가장자리 창포 등은 그대로 존치했다"며 "다만 외래어종인 비단잉어, 붉은귀거북 등은 말끔히 제거했다"고 말했다.

양식되던 가물치는 박모, 김모 씨 등 마을 양식업자에게 되돌려줬다.

이처럼 원흥이 생명평화회의가 준설작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택하게 된 것은 ▶물고기 양식으로 인해 다량의 사료가 퇴적돼 있고 ▶경작시 살포된 농약, 화학비료 성분이 뻘에 잔류하고 있으며 ▶해마다 애기마름 유기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박 국장은 밝혔다.

교원대 정동양 교수는 얼마전에 있은 전문가 회의에서 “뻘층을 제거하지 않으면 향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생태적이지만 준설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장마가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원흥이 방죽에는 매우 유용한 '선물'이 되고 있다.

박 국장은 "원흥이 방죽 담수량은 1만톤 정도로, 강제 유입없이 이를 채우려면 대략 200일 안팎이 소요됐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장마로 방죽물을 쉽게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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