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제대회 사상 최다 기록

전세계 무용경연대회 가운데 최고(最古)의 전통을 자랑하는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 발레콩쿠르에서 한국인이 5명이나 상을 받았다.

한국이 군소대회를 제외한 세계 수준의 무용대회에서 이처럼 많은 수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05년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3명이 4개의 상을 받은 데 이어다시 한 번 한국 발레의 급성장을 입증하는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은 30일 막을 내린 제22회 바르나 국제 발레콩쿠르에서 남자 시니어 동상(이영도.20.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2학년), 남자 주니어 은상(최영규.16.예종예비학교.스위스 취리히 시립예술학교), 여자 시니어 동상(박슬기.20.예종 2학년), 여자주니어 동상(홍향기.17.예종 1학년) 등 전부문에서 수상자를 내면서 이 대회 출전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아울러 박슬기가 선보인 현대무용 '미모사'를 안무한 민수경(예종 4학년) 씨는'현대무용 창작' 부문 1등상을 수상했다.

지난 14일 시작된 이번 대회에는 32개국 103명이 참가해 남녀 주니어(15-19세)ㆍ시니어(26세 이하)부문으로 나뉘어 경쟁을 펼쳤으며, 심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전 볼쇼이 극장장) 위원장을 비롯해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발레리나 나탈리아 마카로바,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 교장 엘리자베트 플라텔, 김혜식 예종 무용원 교수등 16명이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한국 발레의 기량에 놀라움을 표시했으며특히 정확하고 힘있는 하체동작을 바탕으로 상체의 우아하고 부드러운 표현력까지대폭 향상된 데 대해 주목했다고 참가자들이 전했다. 아울러 고전발레 못지않게 현대무용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과시한 데 대해 각국 무용 관계자들이 많은 찬사를 보냈다.

1964년 격년제 행사로 창설된 바르나 대회는 70년대 이후 생겨난 모스크바, USA(일명 잭슨), 로잔 대회와 함께 세계 4대 발레대회로 불린다. 1차에서 클래식 발레바리에이션 두 편(혹은 파 드 되)을 추어야 하며 2차에서는 현대무용이 추가된다. 3차 역시 클래식 발레 두 편과 현대무용으로 총 8개의 작품을 선보여 전세계 발레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

또 다른 대회들에 비해 고난이도 기량을 각별히 중시하는 등 여러모로 '가장 어려운 무용대회'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은 이 대회에 1992년 출전하기 시작, 94년 유지연(당시 바가노바 발레학교재학)이 최우수 2인무상을 받은 이래 2000년 장운규-노보연(예종) 최우수 2인무상,2002년 조수연(선화예고) 여자 주니어부 동상, 2004년 한서혜(예종 예비학교) 여자주니어부 장려상 및 이현준-김리회(예종) 최우수 2인무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인 심사위원으로는 김선희 예종 교수(2000ㆍ2004년),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2002년)이 참가했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