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농업 희망을 일군다

(7) 한살림 보은 백록동공동체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한살림 보은 백록동공동체는 오염이 안된 깨끗한 청정환경에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백록동공동체는 일찍이 유기농업을 실현,토양과 하천 등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무공해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백록동공동체의 유기농업이 널리 알려지면서 한적했던 산골마을이 대도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편집자 ◇백록동공동체 구성 현황 보은군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은 10여농가가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백록동은 고지대 분지형태로 친황경 유기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1991년 이철희대표(76)가 유기농업을 처음 도입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1994년 백록동공동체를 구성하게 됐다.
친환경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한 농민들은 병해충과 생산량 감소로 불만이 많았지만 이제는 친환경 농업만이 어려운 농촌을 살릴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철저하게 관행재배를 배제하고 친환경 자연농법을 고집하고 있는 백록동공동체는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에 퇴비와 우렁이농법을 통해서만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살림공동체에서 일반 농산물에 비해 30%이상 높은 가격에 수매하고 있어 백록동 주민들은 비교적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작목별로 보면 벼 5.7㏊,채소 4.9㏊,특작 1.2㏊,기타 2.1㏊로 이중 유기인증 11.4㏊,전환기 2.2㏊,무농약 0.2㏊,저농약 0.1㏊등이다.

요즘에는 감,호도,참깨,콩,감자,호박 등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짭짤한 농가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환경친화적 농법 정착

대도시 소비자들이 먼저 안전성을 인정하는 백록동공동체의 농산물이 생산되기 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관행재배에 익숙해 있던 농민들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자 생산량이 떨어지고 병해충 발생으로 상품의 질도 낮아진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철희대표는 이같은 농민들을 설득하며 농촌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다며 친환경농법을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했다.

농산물시장의 수입개방으로 가격경쟁력을 잃고 농업인들의 생산의욕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대도시 소비자들이 직접 마을을 방문하고 농산물 구매가 늘어나자 마을주민들도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마을주민들은 농가별로 우렁이 개인양식장을 갖고 있어 매년 모내기와 함께 우렁이를 방사하고 있다. 고추와 채소 등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일반 농가와 달리 올해 고추 1근에 1만500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일반 농가는 고추 1근에 4천원씩 팔았으나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백록동공동체는 1만원씩 받았다.

이철희 대표는 “땅과 물의 오염을 줄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친환경농법이 널리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를 실천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라며 보다 많은 농민들이 친환경농법의 실천을 희망하고 있었다.

◇백록동공동체 발전 구상

청정지역에서 친환경 자연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백록동공동체는 타 농가와 차별화 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과제도 많다.

우선 대부분의 회원 농가가 고령으로 친환경 자연농법을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에 농민들의 손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살림공동체에서 높은 가격에 농산물을 수매하고 있기 때문에 판로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재배면적을 크게 늘릴 수 없다.

또 유기농법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보급이 요구되고 있으며 각종 친환경농자재도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을 중간에 포기하는 농민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올해 잦은 비와 무더위로 인한 피해도 있지만 고추의 경우 연작피해도 발생하고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떨어질 것으로 농민들은 전망하고 있다.

보은군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 유기농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농민들도 이제는 대부분 인식을 하고 있지만 수확량이 적고 병해충 등의 문제로 이를 적극 실천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농민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및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판로개척이 과제”라고 밝혔다.

실례로 농민들의 대부분이 고령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병해충을 적절히 방제할 수 있는 대안이 그리 많지 않아 관행재배에 의존, 결국 친환경 자연농법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따라서 농민들을 대상으로 토양관리 및 품질관리에 대한 교육과 함께 친환경농자재를 확대 보급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확대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봄·가을 도·농 교류행사 개최

백록동공동체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파종하고 농촌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단오잔치 한마당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4일 백록동 마을에서 서울,과천,대전,청주 등의 소비자 100여명이 방문,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도-농교류 행사를 가졌다.

풍년을 기원하는 단오제에 이어 놀이마당으로 생산자 만나기,새끼꼬기 대회,씨름,생산자 알기 OX퀴즈,닭싸움,윷놀이,줄다리기,지게지어 나르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또 상시마당으로 보은지역의 자랑인 황토를 이용한 염색과 가재잡기,경운기 타기,창포물에 머리감기,그네뛰기,널뛰기 등으로 화합을 도모했다.

상품은 도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상품권 대신에 백록동공동체에서 직접 생산한 늙은 호박,무,호박고지,찹쌀,팥 등이 전달되었다.

대도시 소비자들은 또 경운기를 타고 친환경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우렁이 방사 현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직접 우렁이를 방사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에서 물고기와 가재도 잡고 물놀이를 하는 등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자연학습의 기회를 가졌다.

단오잔치 한마당 행사와 함께 수확기에도 한차례 더 대도시 소비자를 초청, 결실의 기쁨을 다시한번 나누고 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논에서 벼베기를 함께 하는 대도시 소비자들은 밥맛이 좋고 안전한 백록동공동체에서 생산한 쌀만 찾고 있다.

대도시 소비자는 물론 백록동공동체 회원들은 올해와 같은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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