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허준영 / 명신당한의원장

코를 단순히 숨쉬는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인체에서 차지하는 코의 역할은 그 보다 훨씬 많다. 냄새를 맡고, 공기를 받아들여 천지기운을 인도하며, 또한 공기 중에 해로운 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입이 땅에서 나는 곡식을 받아들이는 곳이라면 코는 안면의 중앙에 위치하여 대기의 공기를 호흡하는 곳이며, 이 둘이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데 근본이 된다. 코는 하늘의 기를 받아들여 심장과 폐에 모아 두는데 특히 폐와 관계가 깊다.

그러므로 심장과 폐에 병이 생기면 코가 불편해진다. 이러한 호흡작용 이외에도 냄새를 맡는 역할을 하는데,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에 한의학에서는 그 근본을 따져 심장과 폐의 문제로 파악한다.

또, 코는 소리를 주관하는 폐의 부림을 받아 소리를 내며, 소화를 담당하는 비위와 관련이 있는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장부와 관계하며, 코의 질병은 먼저 어떤 장기, 무슨 경락에 문제가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대체로 코는 감기처럼 외부의 기운이나 인체내의 지나친 열 때문에 병이 들기 쉽다. 또한 비위의 문제로 인하여 기혈 순환이 방해받으면 코에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콧병 중에서 크게 아프지 않으면서도 생활하기에 매우 곤란한 것이 소위 알러지성 비염이다. 한의학에서는 비체, 비연, 분체라고 할 수있는데, 요즘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체질개선과 함께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련법의 하나로 가운데 손가락으로 코의 양쪽 콧마루 주위를 이삼십 번씩 문질러 준다. 또 콧볼에서 뺨쪽으로 약간(5mm) 떨어져 있는 영향혈을 피부에서 열이 날 때까지 문질러 준다.

코막힘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호흡이 원활치 못하면 두통, 시력감퇴, 짜증 등을 호소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 오래토록 방치하면 학습과 성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증처방으로는 향소산, 소풍산류의 처방이 좋고, 수세미, 신이화등이 비염에 좋다.

비염아동을 관찰하면 식습관이 좋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편식, 폭식, 군것질등이 심한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비위가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나쁜 식사습관으로 비·위장에 기의 순환이 막힐 경우 비염이 잘 낫지 않게 된다.

비염치료와 더불어 비장과 위장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이 경우 만성적 증상으로 관찰되며 잦은 감기에 시달리고, 신체성장이 저하되기도 한다. 식사습관을 고쳐가며 반복 치료하게 된다.

생강는 비·위장의 수습(水濕)을 제거하고 속을 따뜻이 하여 담(痰)을 다스린다. 위장과 폐의 담(痰)을 잘 없애고 기를 잘 통하게 한다. 계피는 경락을 잘 뚫어주고 따뜻이 해주며 피를 잘 돌게 한다. 피부순환을 좋게하여 혈류량을 증가시켜준다. 일반감기예방을 목적으로 가을 겨울에 가까이 두고 마실 수 있는 차로는 생강차와 계피차 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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