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오지를 찾아서

솔솔 소백산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있습니다.돌돌 산천어와 벗하는 깨끗한 개울이 있습니다.총총 밤이면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이 있습니다.대자연의 품안에 넉넉한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쉼터.

(2) 단양 가곡면 어의곡리

해발 1천420m인 국망봉은 신라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는 것을 반대한 마의태자가 속세의 영예를 버리고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소백산 높은 봉우리에 당도해 경주를 바라보면서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을 갖고있다.

또 산천이 신비롭고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을전동 새밭계곡은 맑고 투명한 티없는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한 대자연의 운치가 가득한 계곡이기도 하다.

이처럼 전설과 풍광으로 점철된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는 충북 대표적인 산간지방인 단양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중앙고속도로 단양 I.C를 빠져 나와 단양소재지에서 고습재를 넘어 영월방면으로 20여분을 달리다 보면 소백산국립공원과 새밭계곡 유원지를 끼고 오른쪽으로 10㎞쯤에 자리잡은 청정지역.

이 마을은 원래 영춘면 대곡면 지역으로 큰 골짜기를 뜻하는 영어실 또는 어의곡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상의곡, 하의곡, 한곡동, 구익, 을전, 명길리를 통합해 어의곡이라 칭하고 가곡면으로 편입됐다.

어의곡리는 비록 산골이라 하지만 최근들어 정보화에 힘입어 한드미 마을을 중심으로 6개 부락 200여명이 참여하는 '사계절 체험 특화 마을’로 명성을 떨치며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 마을은 2004년 행자부로부터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며 1억5천여만원을 지원받아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함께 56대의 컴퓨터를 각 농가에 보급했다.

1960년대에 지어진 마을회관도 깨끗히 리모델링한 후 컴퓨터와 빔 프로젝터, 홈시어터, 냉·온방시설, 전동스크린,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등을 설치하고 외지인들이 찾아오면 마을을 소개하는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컴퓨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주민들이 e-메일을 보내며, 마을 홈페이지(sanchon.invil.org)를 통해 농업일지와 정보교환 또는 회원 간에 안부를 전하게 된 것은 모두 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인 정문찬(49)씨의 노력 때문.

정 씨는 "기존에 활성화 돼 있는 문화체험과 생태체험, 농사체험을 홍보하기 위해 단양군에 정보화마을 지정을 신청, 오늘에 이르게 됐다"며 "요즘에는 타 자치단체 및 농업관련 단체에서 마을을 둘러보기 위해 시도때도 없이 몰려드는 바람에 정신이 없을 정도며, 점심도 거를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2005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이 다녀간 이 마을은 체험특화마을로 2004년 방문객 수가 1만7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에는 지역에서 생산된 고사리 등 산나물과 메주 등을 팔아 5천여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어의곡리는 봄바람이 불면 소백산 자락에서 자란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 산나물 채취와 함께 등산을 할 수 있도록 웰빙(well-being) 체험코너도 만들어 도시인들을 농촌으로 불러드리고 있다.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나오는 한드미 동굴에서 박쥐의 생태를 관찰하도록 하는 체험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가을에는 산에 올라가서 버섯을 직접 따는 '송이버섯 따기 체험', 탐스럽게 주렁주렁 매달린 '감 따기’, 알밤줍기 등을, 겨울에는 두부만들기와 새끼꼬기 등의 '산골 체험하기’코너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한드미 마을은 모든 농가가 참여하는 녹색농촌체험마을 운영위원회가 활성화 돼 있으며 전 가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지버섯 작목반은 우편주문판매 및 가락동 도매시장과 양재동 물류센터에서 최고의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고, 표고버섯과 상황버섯 또한 구매자들로부터 최상의 품질로 인정 받고 있다.

1996년 만들어진 청년회는 30세∼50세 이하의 마을청년 1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99년부터 3년동안 14억원이 투자된 산촌종합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산림소득원 개발과 쾌적한 정주생활 환경조성으로 마을주민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에 힘쓰고 있다.

17명으로 구성된 부녀회 역시 15여년 전 결성돼 마을 애·경사를 도맡고 있으며, 노인복지와 불우이웃을 위해 농번기에도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각종 사업 및 행사을 벌여 얻은 기금을 조성, 숨은 일꾼으로 활동해 지난해 농촌마을가꾸기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이며, 어의곡2리 이장인 정문찬씨는 "농사와 산촌체험, 생태체험을 두루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자연 속 체험 놀이터, 한드미마을로 언제든 오기만 하면 색다른 추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 기획취재팀

한드미 농촌체험마을

"솔솔 소백산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있습니다.돌돌 산천어와 벗하는 깨끗한 개울이 있습니다. 총총 밤이면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이 있습니다.대자연의 품안에 넉넉한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쉼터, 한드미! 한드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한드미 농촌체험마을 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handemy.org)에는 마을자랑을 이같이 소개하고 있다.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한드미 농촌체험마을은 행정구역 상으로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2리(이장 정문찬)에 속해 있다.

어의곡리는 한드미마을 42가구 76명을 포함해 총 103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조그만 산골마을이지만 친환경농업을 시작하면서 전 가구가 농촌관광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잘사는 농촌마을로 완전 변했다.

한드미계곡에는 청정수역에서 만 서식한다는 산천어가 살고 있으며, 인근에 천연림과 기암괴석으로 아름다운 소백산도 자리하고 있다. 마을을 둘러싼 작고 아담한 산속에는 희귀 야생 동·식물들이 살고 있으며, 논과 밭에는 농민들의 땀방울과 정성이 깃든 깨끗하고 맛좋은 곡식과 열매들이 자라고 있다.

한드미 마을을 한번이라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어릴적 추억을 현실로 대할 수 있다는데 모두 놀라게 된다.

봄이면 진달래와 나물 캐고, 여름이면 물장구 치며 농작물 수확체험도 하고, 가을이면 버섯 채취에다 도토리 줍고 메뚜기도 잡고, 겨울이면 눈썰매 타기에다 연날리기, 새끼꼬기 등 계절별로 농촌의 향수가 생생하게 살아숨쉬는 체험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

가족단위의 외지 관광객들은 감자삶아먹기, 뗏목체험, 우우짜기 등 농사체험과 산촌체험, 생태체험, 음식체험을 즐기며 자연속에서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이다.

지난 5월 21일 이 마을에 노무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농림부장관 등 정부부처 요인들이 방문해 경사가 났다. 노 대통령 일행은 이날 친환경 농법으로 기른 콩과 팥, 율무, 수수, 버섯, 청국장 등 마을 특산품을 손수 만져보며 흐뭇해 했다. 이어 두부만들기, 떡메치기 등 농촌전통체험을 즐기며 밀짚모자를 쓰고 율무 씨앗 뿌리기, 고구마 순 심기 등 농사체험에도 직접 나서며 반나절을 보낸 바 있다.

▶기획취재팀장 = 박상준 제2사회부장 ▶팀원 = 서병철부장(단양), 이지효기자, 노승혁기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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