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실습장비 첨단화·기업 근무환경 개선 노력

<기획> 기능인력 고갈 중소 제조업체(8)

산업현장 문제점 진단 좌담회<下>

◇참석자
▶박의석(미드미 대표이사)
▶이세행(충북공고 교장)
▶김운수(한국산업인력공단 부장)
▶권영웅(중기협중앙회 충북지회 부장)
▶권우상(천일 대표이사)
◇사회-양승갑(중부매일 경제부장)

우리 경제 고도 성장의 원동력은 기능인력의 힘이다.그러나 기능인력의 산실인 실업계 고등학교가 기능인력 양성의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지역 중소제조업계를 중심으로한 산업계가 기능인력을 구하지 못해 위기에 봉착해 있다.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충북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산업현장의 기능인력 부족 실태와 문제점 진단에 이어 대책은 없는지,좌담회를 마련했다.좌담회를 통해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대책을 짚어본다.

▷사회자: 기능인력 양성의 맥이 끊긴 것이 단순히 실업고등학교 학생들의 기피 현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의 문제점은 없는지? 이에대한 개선책은 무엇인가?

▷권우상: 기계와 금형 장비가 10여년 사이 많이 발전하고 첨단화되었는 데도 불구하고 중소제조업체 현장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가공 부품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것도 그렇고, 소음과 먼지등도 제거되지 않은채 작업을 해야하는 곳이 많다. 젊은세대 기능인들은 근무 환경을 많이 따진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들도 직원이 아닌 내 자식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자세로 작업환경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권영웅: 중소기업들의 작업환경이 대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이 젊은 기능인들의 기피 사유가 된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자금 형편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중소기업청 등 중소기업 관련 기관들에서 지원하는 근무환경 개선 자금을 활용해서라도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김운수: 실업고등학교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중의 하나가 부족한 실습실 확보이며 또 연기와 소음 등으로 가득찬 실습실을 교사들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산업현장에서 보다 선진화된 장비로 실습을 할 수 있는 산학이 연계된 현장교육의 도입이 시급하다. 지역의 중소제조업체들도 대기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쾌적한 근무 여건을 만들어 주려는 환경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신세대 기능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한다.

▷이세행: 청소년들의 경우 급여 못지 않게 근무 환경을 중시한다. 기업인들도 이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사회자: 정부는 기능인력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산학연 연계 교육을 강화하고있다. 산업현장에서 이에따른 성과와 혜택이 타나고 있는지?

▷이세행: 기능인력 부족해결을 위해 도입된 '기업·공업고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이 기업과 학교 양측에서 모두 호응을 얻고있다. 그만큼 기능인력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충북공고의 경우 올해 산학협력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앞으로 3년간 6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이 사업은 실업고의 직업교육이 학생,학부모,기업체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로부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의석: 제조 기계를 다룰 수 있는 기능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다 최근 청주권의 한 전문대학과 산학 협력을 맺어 어려움을 해결해가고 있다. 실업 고등학교에서도 기존의 단순 기능인력 양성에서 특성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직업교육의 변화를 통해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산학협력형 직업교육을 통한 질적 변화 요구가 21세기 지식 기반사회에서의 당연한 시대적 요구로 여겨진다.

▷권우상: 우리지역 실업고등학교들이 산학 협력 학교로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은 이공계 자질 보유인력의 조기육성을 위하여 전국의 산학협력 우수 실업고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능인력 양성의 기반을 다시 조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로 보인다. 이 사업 추진으로 외부 전문 교육기관 및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산ㆍ학 협력형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김운수: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수정하거나 전환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도 사회적 인식저하로 인문계로 몰려가는 현상이 짙다. 영농후계자에 이어 실업계고교에도 병력특례 제도를 확대해야 하고, 내고장 내학교 살리기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 산업체에서는 경영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임금이 싼 외국인 근로자보다는 지역 실업계고교생을 채용하려는 장기적인 대책과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사회자: 기능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뤄지고, 중소 제조업계에 기능인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이세행: 중학교에서부터 제대로된 고교 진학지도가 이뤄져야한다. 학생들에게 적성과 미래 직업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져야한다. 여기에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인식전환이나 사회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선결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제조업체들도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젊은 기능인들이 쾌적하다고 느낄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박의석: 중소기업의 생사는 기술력과 기능인력 확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경쟁력을 키워주는 실질적인 산업지원 정책이 산학관 모두에서 이뤄졌으면 한다. 기업하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이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해결해주는 노력이 절실하다.

▷김운수: 충북지역은 도세에 비해 기능경기 성적이 우수한 도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치단체와 경제관련 기관들의 무관심도 한몫을 하고있다. 실업 고등학교 학생들의 관심 제고를 위해서라도 기능경기 참가 선수단과 입상자,지도 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입상시 해외산업시찰과 취업 등 인센티브 부여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권영웅: 실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학벌위주의 그릇된 고용현실 때문에 기능인력 양성을위한 실업 교육이 추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라도 실업고의 직업 교육이 제자리를 찾을수 있도록 모두가 합심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들과 교육계를 중심으로 자녀와 학생들에 대한 건전한 직업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청소년들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기 보다는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수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권우상: 정부의 지원도 지원이지만 우리사회에서 만연되고 있는 기능인 경시 풍조를 먼저 해소하고 교사들에 대한 전폭적인 연수와 근무경력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도 필요하다고 본다. IMF 이후 분사 등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중소기업체 소사장들 대다수가 실업계 고교 출신자가 많다는 것을 보아도 실업계 고교의 미래가 결코 비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 합심해서 노력하면 기술 선진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회: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좌담을 이정도에서 마무리 하면서 기능인력 교육과 공급을 위해 교육계와 기업, 자치단체 모두 애써 줄 것을 다시한번 당부드립니다.

▶기획취재팀장=양승갑 경제부장 ▶팀원=김용수사진부장, 유승훈 (경제부),정구철(충주), 이보환(제천), 노승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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