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땅심 키워 고추농사 매진

바이오 농업 희망을 일군다

(8) 흙살림 생활농장

친환경 유기농업을 20여년째 실천하고 있는 흙살림 생활농장은 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노력하고 있다.
성기남 대표는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친환경 유기농업만이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힌뒤 순환농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곧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 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유기농업을 실천하겠다는 기본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편집자

◇친환경 유기농업 실천동기

성기남 대표는 중 3때부터 4-H활동을 했고 농고를 졸업한 이후에는 4-H충북도연합회장,4-H전국연합회장,충북도 클로버동지회장을 역임했다.

이같은 도단위,중앙단위 4-H활동 과정에서 다양한 지역의 농촌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남보다 빨리 친환경 유기농법을 생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한 70년대 중반만 해도 정부는 수출제일주의와 공업입국 정책과 함께 ‘농산물의 증산’에만 주력하는 등 수출-증산이 양대 축으로 권장되었다.

당시에는 유기농업에 대한 교육이 있으면 경찰이 감시하던 시절이었고 마을주민들도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 실천농가를 비정상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성 대표는 이같은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오히려 유기농업의 발전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농민들과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고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친환경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흙살림 생활농장의 특징

충북 음성군 원남면 하당리가 고향인 성 대표는 조상이 물려준 땅에서 40년동안 고추농사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어짓기(連作)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고구마,감자,배추,무,딸기, 수박, 콩 등을 재배하고 있다.

해마다 1월20일께 파종한뒤 4월중순에 정식(定植)한다. 고추 모종은 20여년전 무농약을 시작할 때부터 자가 육묘를 하고 있다. 모종을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구멍이 큰 16공을 사용하고 있다.넓은 곳에서 여유를 갖고 자라야 정식 이후에 병해충에 잘 견디기 때문이다.

고추 묘 온상 설치시 특이한 점이 있다면 연결포트 바로 밑에 벼 육묘상자를 깔아 원활한 공기 유통과 과습 피해를 방지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또 온상 안의 열전도가 골고루 잘 되고 공기가 잘 통할 수 있도록 하고 바닥에 관수한 물이 고여 있으면 습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고추 묘상 온도는 파종 후 1주일은 밤 온도를 25~30℃,2주부터는 20~25℃로 관리하고 낮에는 30℃가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매일 한두차례는 반드시 환기를 시키고 있다.

물은 지하수를 이용해 3~4일마다 주고 물을 줄 때에는 맥반석 가루를 타서 수시로 관주해 주면 뿌리가 튼튼해 지고 모종은 생기가 넘친다.감자를 심을 때에도 맥반석 가루를 묻힌 뒤 심으면 뿌리가 잘 내리고 병해에 강하다.

땅 만들기는 1년에 한 차례 반드시 토양검사를 실시한뒤 그 결과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농산부산물을 모두 밭에 쏟아 넣는 것을 수십년동안 지키고 있다. 콩과 참깨 등의 부산물을 비롯해 병해충 피해를 입은 고추 줄기도 태우지 않고 그대로 땅에 되돌려 주고 있다.

농산부산물을 땅에 넣고 로타리를 친 다음에 300평 기준으로 미생물배양 퇴비(흙나라) 20㎏들이 45포대와 피마자박,채종유박,쌀겨,아미노산박 등을 섞은 유기질 600㎏, 폐화석 150~200㎏씩 넣고 충분히 섞이도록 여러차례 로타리를 친다.

아주심기 때에도 단위 면적당 고추 모를 관행재배 농가보다 25~30%적게 심고 있다.하지만 수확량은 관행재배 보다 평당 2.5~3㎏(4~5근)을 더 수확하고 있다.

◇농산물 판매와 농가 소득

흙살림 생활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고추는 전량 건고추나 고춧가루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경지면적은 100~150평 단동 비닐하우스 20동 2천400여평과 노지 1천600평 등 4천평 규모다.

전체 하우스는 2천400여평 규모로 이중 절반인 1천200평에서 3톤의 건고추를 생산, 5천만원의 조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고춧가루 600g에 1만5천원, 건고추 1만1천~1만2천원에 판매했다. 관행재배의 최상품은 5천~6천원으로 2배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또 연작피해를 막기 위해 2~3년마다 콩, 감자, 양배추, 무, 콩 등을 돌려 심고 있으며 노지 1천600평의 밭에서는 참깨, 들깨, 고구마 등을 심어 대형 마트에 판매,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연간 조수익은 평균 9천만원~1억원에 달하고 있다. 노지에 고추 유기농을 실천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1995년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하면서 비닐하우스를 한꺼번에 지었다.

흙살림 생활농장이 이같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은 환경과 땅의 소중함을 먼저 알고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취재팀


도시-농촌 잇는 순환적 공동체 사업 준비

흙살림 생활농장은 농민들만 참여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도시와 농촌이 하나가 되는 사회,그리고 농업만을 위한 순환농업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순환적 삶의 모델을 찾기 위해 새로운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매년 도시ㆍ농촌교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흙살림 생활농장은 지난해 8월 전국 1천여 친환경 농산물 재배농가들의 모임인 ‘이웃농부들’이라는 단체를 결성했고 농산물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의 생산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 3월에는 자회사인 (주)이웃농산을 설립,농산물 직거래는 물론 도매유통,가공사업,학교급식 등의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동안 회원들이 매월 1만원씩 내고 있는 회비를 모으는 등 결속력에 힘입어 지난 3월16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에 밀양 친환경 도매시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농민들이 전국 처음으로 세운 친환경 도매시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성 대표는 바쁜 시간을 쪼개서 유기농에 도전하는 귀농자들의 교육에 참석,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절대로 유기농을 얕잡아 보지 말고 험준한 산을 등반할 때와 같이 하나 하나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는 자세를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간 사람들의 경험과 기술을 습득하려면 언제나 현장 밑바닥에서 땀을 흘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성 대표는 “유기농업은 결코 돈을 벌기 위한 목적 보다는 가치 있는 삶을 찾기 위한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아토피성 피부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안전한 먹거리를 먹으면 약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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