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다양한 주문 소화…수출 늘어

기획취재팀 중국 청도 현지취재

글 싣는 순서

(1)기생충 알 파동,그 후 1년…
(2)김치업체의 실태 및 문제점
(3)김치 최대수출국 부상, 중국
(4)중국 김치 생산현장을 가다
(5)경쟁력 강화 새로운 활로는

중국산 김치의 수입 물량은 최근 해마다 70%씩 늘어나며 국산 김치를 위협하고 있다.

또 중국산 김치의 수입 증가로 올 상반기 김치 수입 물량이 최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무역 역조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지난 2004년부터 우리나라 김치의 수출량을 앞섰지만 이제는 금액으로도 역전된 것이다.

이처럼 중국산 김치의 수입물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포장 김치산업 뿐 아니라 배추, 무, 고추, 마늘 등 김치 원재료 재배 농가까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기생충 알 파동 이후 김치제조업체들에 대한 엄격한 위생관리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김치 수출량을 늘려나가는 모습이다.중국이 김치 강국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 편집자

지난해 기생충 알 파동 이후 중국은 김치제조업체들에 대한 전면적인 위생 강화에 나서 영세한 공장이 구조조정 되고 김치의 주요 수출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식품검역국을 통해 김치제조업체 대표들을 상대로 시설개보수 및 위생관련 각종 기준을 엄격히 적용 시키고 있다.

김치업계는 중국 식품 당국의 적절한 절차를 거쳐 수출된 제품이 수입국의 검역 과정을 거치며 문제가 노출됐다는 점에서 국가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아 이같은 정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기생충 알 파동 이후 중국의 김치제조업체는 대내외적인 난관에 부딪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들어 다시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량이 늘기 시작해 이제는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산 김치의 수입량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중국산 김치는 총 2천947만 달러가 수입된데 이어 지난해 5천134만 달러가 수입돼 74%나 중가됐다.

이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수입된 중국산 김치의 수입금액은 4천59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 금액인 2천622만 달러보다 75% 늘었다.

올해 중국산 김치의 수입물량은 9만2천300톤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인 5만9천톤보다 56% 늘었다.

지난해 10월 기생충알 파동의 여파로 주춤하던 중국산 김치의 수입물량은 올들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현재 중국 김치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업체는 100여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김치 기생충 알 파동 이전 300여 곳에 달했던 중국산 김치 수입업체 중 영세 업체들은 절반 이상 구조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입업체 중 일주일에 15톤 가량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업체는 약 40~50여 곳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김치 수입업체는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김치를 수입해 국내 영업소 형태의 대리점이나 도매상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또 1곳의 수입업체가 수입하는 브랜드가 보통 10개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업체의 거래처는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업체당 50~100곳으로 다양한 판로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입업체 중에는 영세한 업체도 많아 판매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즉시 폐업한 뒤 새로운 수입업체로 등록하는 등 불안정한 국내 김치시장의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는 이미 다양한 형태와 포장으로 국내 식당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

포기김치와 묵은지, 김치찌개용, 삼겹살용 김치까지 다양한 형태의 김치들이 국내산 김치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중국산 수입김치의 포장규모는 일반적으로 10㎏ 분량이며 숙성정도에 따라 포기김치, 반숙성 배추 포기김치, 숙성배추 포기김치 다양한 형태로 주문되고 있다.

특히 묵은지 김치의 경우 중국산이 국내산보다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묵은지는 저온 숙성기간을 거쳐 유통기간이 길고 국산 김치 가격이 중국산보다 30~40% 가량 비싸기 때문에 업소에서는 중국산 묵은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산 묵은지 가격은 kg당 2천500원인데 반해 중국산 묵은지는 kg당 1천700원에 거래되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김치제조업제들도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시설의 규모화에 나서는 등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기생충 알 파동 이후 영세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당한 자리를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부터 중국 청도를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김치업체들은 이 지역에서만 30여 곳에 달하는 등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초창기 김치업체들은 대분분 한국인들이 운영했으나 이제는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합작으로 공장을 꾸려나가고, 일부업체는 중국인이 한국인을 고용해 제품을 생겨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더구나 김치제조업에 뛰어든 중국인들은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량으로 원부자재를 구입해 원가절감에 나서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김치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나서는 모습이다.

신영철 덕성식품(중국 청도) 대표는 “지난해 기생충 알 파동 이후 중국 당국의 위생 강화 방침과 수출 물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회복세에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중국의 김치업체들은 시설 개보수 공사를 통해 위생 강화에 나선 이후 한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 등 오히려 수출노선이 다변화되는 등 중국이 조만간 김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장 = 유승훈 ▶팀원 = 김용수 사진부장, 김기훈(보은), 정구철(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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