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월악산 송계계곡 도로에

충북도내 3개 국립공원의 하나인 월악산 송계계곡 도로에 국내 처음으로 ‘양서류 전용 생태이동통로’가 설치됐다.

이와함께 계곡 300m 도로 구간에 개구리 등 양서류를 생태 이동통로로 안전하게 유도하기 위한 전용 펜스도 설치됐다.

24일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소장 이규원)는 1억원의 예산으로 지난 5월부터 공사를 시작, 최근 양서류 전용의 터널형 생태이동통로 2개와 유도펜스 300m를 완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산간도로에 노루 등 대형 포유류의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한 생태 이동통로가 많이 설치됐으나, 양서류 전용 생태 이동통로가 설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월악산 송계계곡, 미륵리, 지릅재 일대에는 북방산개구구리, 무당개구리, 도롱뇽, 뱀 등 파충류와 수달, 삵 등 대형 포유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국립공원 월악산관리사무소측이 양서류 전용 생태 이동통로 설치를 생각하게 된 것은 3년전이 지난 2003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무소측은 양서류가 산란기와 동면 이동기 때 차에 압사하는 개체가 많이 관찰됨에 따라 송계계곡 일대 도로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일대 도로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개구리, 도룡뇽 등 최소 500여 마리의 양서류가 차바퀴에 압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진아(28) 담당은 “ “모니터링을 한 결과,하루평균 1천700여대의 각종 차량이 통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차량에 의해 봄철에는 4~5월 산란기 때,가을철에는 9~10월 동면을 위한 이동기 때 희생을 가장 많이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월악산 양서류는 ▶산란ㆍ동면 적합 장소로 이동 ▶펜스에 의한 자연적인 유도 ▶생태 전용통로 이용 등의 과정을 거쳐 도로 건너편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유도 펜스의 경우 일반 로드킬 시설과 달리 1㎝ 정도의 미세한 구멍이 뚫여있어, 이들 양서류가 도로로 진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이밖에 양서류가 친수적인 동물인 점을 감안, 항상 물길이 이어지고 또 입구에 풀 등으로 은신처를 마련, 이동에 따른 심리적(?) 안정을 돕도록 설계됐다.

한편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측은 수달, 삵 등 일대 서식하고 있는 대형 포유류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기존에 설치돼 있던 또 다른 생태 이동통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임 담당은 “노루, 고라니 등은 물을 매우 싫어한다”며 “따라서 대형 포유류 이동통로 한쪽 편에 자갈을 집중적으로 깔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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