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반·암석 발달, 먹이자원 풍부 최적지

충북 충주~단양지역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 월악산에 ‘산양 복원센터’가 곧 개설된다.

이에따라 충북은 ‘하늘-황새’,‘산-산양’이라는 생태복원 시스템을 구축,이른바 청정 이미지를 한층 드높일 수 있게 됐다.

31일 국립공원 월악산관리사무소(소장 이규원ㆍ55)는 “환경부 생태정책의 일환으로 이달 안에 관리소내에 산양 복원센터를 정식 개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복원팀은 관련 전문가 10명 안팎으로 구성할 방침”이라며 “이들은 개체증식 및 종 복원 활동을 벌이게 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94년 국내 처음으로 용인 에버랜드의 협조를 받아 암(이름 ‘심순’), 수(‘심산’) 각 1마리씩 2마리의 산양을 월악산 주봉인 영봉(1094m) 일대에 방사했다.

이후 97년 2마리(월악♂,묘향♀),98년 2마리(푸른♂,산하♀) 등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총 6마리의 산양이 인공 방사했다.

당시 문화재청이 ▶암반, 암벽이 발달한 지형이고 ▶벼과, 사초과 등 먹이자원이 풍부하며 ▶중부권 산악지대에 산양 개체수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 월악산을 방사지역으로 택했다.

인공방사 초기만 해도 월악산 산양은 보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사람의 왕래가 많은 등산로 주변을 배회했다.

이는 친정인 용인 에버랜드에서 관람객들의 과자를 받아먹던 습관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으로, 방사 초기에는 ‘비만 산양’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등산객 눈에 거의 띄지 않고, 또 특수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는 생포가 거의 불가능해 지는 등 야성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판명됐다.

이 소장은 “발신기 신호음, 발자국, 배변, 식흔(食痕ㆍ먹이채취 흔점) 등을 다각도로 관찰한 결과, 개체수가 15~20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따라 번식이 F쐝(2대)를 거쳐, 증손(F쐞)내지 고손(F쐟)까지 다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악산 산양은 지난 1978년 설악산 눈사태로 생포된 암산양을 ‘처음의 어미’로 갖고 있어,유전학상 근친교배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동물 유전학상 근친교배를 하면 유전의 다양성이 낮아지면서 돌연변이,기형,불임,사산 등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월악산 산양복원센터의 활동은 ▶서식 개체수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늘리고 ▶또 설악산이 아닌 국내 다른지역 산양을 인공방사하는 방법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소장은 “유전학상 50~100마리는 돼야 근친교배의 위험성이 사라진다”며 “따라서 설악산이 아닌 경북 봉화나 휴전선 산양을 데려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양은 왜 암벽을 잘 탈까
발굽이 두 갈래로 갈라진 동물을 ‘우제류’(偶蹄類)라고 한다. 그러나 산양은 다른 우제류와 달리 ▶두 발굽의 각도가 보다 넓게 벌어지고 ▶발굽 겉면이 약간 들어가 있으며(凹) ▶또 딱딱한 겉껍질 밑에는 부드러운 각질층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산양은 다른 우제류와 달리 암벽, 암반을 보다 능수능란하게 탈 수 있다. 두 발굽의 넓은 각도가 암벽을 움켜쥐는 기능을 하고 또 부드러운 각질층은 스펀지로 작용, 하중을 완충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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