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대 이융조교수 14일 정년퇴임

▲ 이융조 교수.
'작은동물 뼈화석은 퇴적당시 기후와 연대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그럼에도 불구,솔직히 고백하지만 국내 고고학계의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수준에 올라와 있지 않다.그러다 보니 작은동물 뼈화석이 저평가되는 학문적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자괴감을 지울 수 없다'

미리 받아본 노교수의 마지막 강연 원고는 진한 아쉬움과 자괴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국내 선사고고학계에서 구석기 유적을 가장 많이 발굴한 충북대 이융조(65ㆍ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14일 오후 4시 개신문화관 2층에서 정년 퇴임식을 갖는다.

그는 미리 배포한 '중원지역 구석기문화와 연구과제' 퇴임강연 발표문에서 자신의 40여년 발굴 업적과 성과를 비교적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이 기간동안 청원 두루봉, 작은용굴, 큰용굴, 청주 봉명동, 청원 소로리, 만수리, 진천 장관리, 송두리(이상 금강수계), 제천 점말동굴, 금굴, 구낭굴, 수양개, 충주 금릉동, 제천 창내, 명오리(이상 남한강수계) 등의 구석기 한데(open site)와 동굴유적을 발굴했다.

현재 국내에는 90여곳의 구석기 발굴유적이 존재하고 있다. 이중 이 교수의 손에 의해 직접 발굴된 유적은 20여곳으로, 무려 30%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수의 마지막 강연 내용은 업적과 성과보다, '앞으로의 연구과제'에 악센트를 두고 있다. 특히 후학들이 거론하기에는 적잖이 부담스런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고백, 학문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동굴유적에 대해 ▶엄청난 중요성에도 불구, 고동물학 분야의 연구가 부족하고 ▶지질학 분야는 주위의 무관심과 무배려 때문에 진일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절대연대 측정 분야에 대해 "흥수아이가 4만년 지층에서 나온 것은 맞다" 며 "그러나 흥수아이 뼈화석은 또 다른 연대값을 갖고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절대연대 측정이 뒤따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데유적에 대해 언급, ▶뛰어난 발굴성과에도 불구, 아직껏 수양개 종합보고서를 내지 못한 것은 자신의 책임이고 ▶소로리 볍씨 출토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한 것은 경위야 어떻든 크게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소로리 볍씨가 분명한 볍씨인지 또 연대가 분명한지에 대해 주위에 논란이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며 "그러나 전자현미경 조사, 미국 지오크론 분석 등 객관적인 데이터로 볼 때, ‘세계 最古의 볍씨’에 불신을 나타내는 것은 고고학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구석기 동굴, 한데유적 그리고 전기ㆍ중기ㆍ후기와 석기, 동물뼈, 사람뼈가 종합세트 형식으로 발굴된 지역은 전국적으로 충북밖에 없다" 며 "이 모두는 충북의 자신이자 미래재인 만큼 도내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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