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유통 규모화 지역특화 연계 필요

바이오 농업 희망을 일군다

(12-끝) 친환경농업의 과제

농산물 수입개방의 가속화로 우리 농업은 지속적인 수요감소 및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고 도ㆍ농간 소득격차의 확대로 농촌지역은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

따라서 웰빙시대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맞춤형 주문식 생산구조로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농업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본보는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 2006년 8월1일부터 11월15일까지 충청권의 웰빙형 바이오ㆍ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생산자단체와 농가를 직접 방문하고 친환경농업의 실천 현황을 취재 보도했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뒤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농업을 살리고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편집자

보은백록동공동체 우렁이 양식 청개구리쌀 벼이삭

청원친환경영농조합애호박재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촌의 환경을 보전하는 친환경농업이 점차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증산위주의 고투입 농법에 의존하던 관행재배는 농업환경을 악화시키고 국제교역이 확대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면적은 지난해 2천600㏊에서 올해는 3천640㏊로 증가했으며 친환경농산물 품질인증농가도 2천576농가에서 3천108농가로 늘었다.이같은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면적은 2010년까지 총경지면적의 10%인 1만3천㏊에 28% 수준이며 2007년에는 4천940㏊, 2008년에는 6천890㏊로 점차 확대가 예상된다. 2001년부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및 민간인증기관에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의무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3천108농가에서 2007년 4천32농가,2008년 5천208농가,2010년 8천400농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북과 충남 등 일부 지역의 친환경농업지구를 현지 시찰한 결과 충북에 비해 대규모로 생산되고 있었고 백화점은 물론 전문유통업체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경종,채소의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과수,축산으로 확대하고 있었다.충북지역은 곡류와 채소류, 과수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근교농업이 발달한 대도시 주변은 채소류가, 환경규제지역 또는 산간오지마을은 과실류, 곡류 등을 생산하고 있는 특징을 보였다.영농규모는 평균 1~3㏊에 달하고 있지만 일부 생산자단체는 행정구역을 떠나 생산-판매를 광역화 하면서 다양한 농특산품을 연중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었다.따라서 친환경농업의 규모화를 통해 생산-판매를 더욱 늘리고 다양한 친환경농법의 보급이 요구되고 있다. 흙살림연구소 배양연구관찰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면적과 품질인증농가의 확대는 결국 국가나 지자체에서 친환경농업 생산자재의 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산물을 확대 구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오창농협 등 일부 생산자조직의 경우 대기업과 연계, 농특산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문백농협은 전문유통업체와 전량 계약 재배를 통해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은 소량ㆍ다품목으로 유통되고 있어 일반 농산물에 비해 외관상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생산자-소비자간 직거래가 매우 중요하다. 이같은 직거래 유통은 중간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일반농산물에 비해 친환경농산물의 가격이 20~30%정도 비싸기 때문에 중간 유통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

이와함께 소득작물의 고품질ㆍ기능성 신품종을 집중 육성한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생산자단체 등에 보급하는 한편 생산-마케팅을 융합하는 지역농업클러스터 구축, 지역특화사업ㆍ특화작목 집중 육성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친환경농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 이를위해 지자체는 수출전략 육성품목에 대한 시설 장비 및 유통시설 등을 지원하고 해외특판전 또는 각종 농특산품 박람회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생산자단체나 농민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이같은 해외시장 개척활동에 나설 수 없다. 일부 생산자단체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주하고 있는데도 전문인력이 없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 최고의 친환경농산물 생산단지로 발전하면서 타 시ㆍ도 관계자나 학생, 소비자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관광자원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는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사업과 연계, 농특산품 홍보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개발한뒤 판매하는 생산자단체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판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고유 브랜드를 개발한뒤 지역 이미지 제고와 함께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하는 전략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기획취재팀

친환경농업을 해야 하는 이유
우장명 박사 / 충북개발연구원

다수확을 통한 식량생산 증대로 식량자급과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한 현대적 영농법이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사용으로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각종 잔류 독성물질로 인한 품질저하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현대과학기술농법이 갖고 있는 양면성이다.

농업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해 주는 음식을 자연에서 얻어 내는 활동이다. 자연생태계를 식량생산에 적합하도록 개조한 일종의 길들여진 생태계가 농업생태계이다. 이러한 생태계는 인간이 지속적으로 관리하여야 하고 에너지가 투입되어야만 유지가 가능하다.

자연 속의 미생물로부터 인간에 이르는 모든 생명체간의 균형상태가 파괴되고 순환이 단절되면 각 생명체의 존립은 위협받게 된다. 토양구조의 파괴, 수질정화기능의 저하, 경지의 사막화, 동식물의 불건전한 생육 등이 초래되고, 산림의 파괴에 의해 산소의 부족과 대기정화기능의 저하, 홍수, 이상기온 등이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인간이 불건전하게 생육된 동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인간생명은 한층 더 위협받게 된다.

같이 살고 흥하고 망하는 자연계는 식물이 동물의 먹이가 되고 동물이 식물의 비료가 되며, 탄산가스와 산소의 순환 등의 상승작용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연계는 동물, 식물, 그리고 인간 어느 하나만의 단독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농업은 순환적인 농사방법이나 환경친화적인 농업과 조화의 농법이어야 하는 것이다.

만일 인간이 이 원리를 경시했을 때 그 대가는 생산에 종사하는 농가와 수확물을 섭취하는 소비자에게 그대로 돌아오게 된다. 농약을 뿌릴 때 중독현상과 잔류농약문제, 농산물의 영양가 저하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친환경농업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또 도시와 농촌, 농ㆍ공ㆍ상의 관계에 있어서 각자의 독자성이 존중되면서 서로 돕는 관계를 기본으로 모두 풍요로운 세계를 창출하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의 철학적 입장은 생명순환의 원리에 입각하여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공생의 철학이다.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 농업과 자연생태계의 불가분의 관계, 자연은 생명체의 집합체라는 중점을 두고, 살아 있는 생명을 가꾸고 기르고 돌봄으로써 다른 생명을 먹여 살리며 자연을 더욱 풍성하고 조화롭게 하는 산업이다.

깨끗한 물, 공기, 시야가 훤히 트인 푸른 들판 등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우리는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깨끗한 물과 공기의 공급이 줄어들었다. 땅과 물 등의 자연을 이용하는 인간 최초의 문화사업인 농업은 분명히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농업도 올바른 방식을 사용하면 자연보전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방식을 사용하면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된다. 우리의 몸이 약을 먹지 않고도 건강해야만 정말 건강한 것처럼 자연환경이 건강해야 건강한 농산물이 나올게 될 것이며, 그러한 건강한 농산물은 인간을 건강하게 지켜줄 뿐만 아니라 인간생태계 전체를 살리게 된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경제생활이 윤택해져 여가생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야외나 전원에서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 발전의 상징일 수 있지만 그러한 여가생활이 환경을 망치고 농업을 포기하는 결과를 자아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빗물을 받아 이를 깨끗이 정화하여 천연 지하수로 만드는 자연 정수기인 산림, 논과 밭을 파괴하고 인공정수기를 사서 물을 정화하여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것과 이에 대한 보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생명에너지를 관리하는 농업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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