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하나의 육아공동체 '신나는 우리들' 둥지

▲ 들꽃방어린이도서관을 찾은 아이들
청주 인근에 또 하나의 육아공동체가 둥지를 틀었다.

청주향교 인근의 ‘얘들아 뭐하니’어린이집이 청주의 유일한 공동육아 어린이집이었지만 지난 2004년 개원한 ‘신나는 우리들’이 지난달 14일 설립 인가를 받으며 또 하나의 육아공동체가 생겨났다.

지난달 14일 청원군 강내면에 있는 육아공동체 ‘신나는 우리들’(궁현리 13-3번지)은 조합원들이 마련한 조촐한 인가잔치로 들썩였다. 지난 2004년 개원이후 세번 터를 옮기고 두해가 지나 받은 인가였다.

청주시 흥덕구 지동, 청주역 인근에서 당초 7가구 11명의 아이들로 시작한 육아공동체는 조합원과 교사들의 소신과 확신, 희생을 머금고 15가구 20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뿐 아니다. 108평 대지에 25평 규모의 작은 공간이라지만 이웃주민의 배려로 90평 텃밭도 가꾸게 됐다.

공동육아란 아이를 함께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이 조합을 결성해 어린이집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부모와 아이, 교사가 주체가 돼 육아의 질을 높여가는 열린 교육의 장이다.

육아공동체를 준비했던 호랑이 선생님 윤태봉씨(32)는 “처음부터 공동육아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다. 저소득 대상 무료공부방을 준비하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 갈데 없는 아이들을 고민하며 공동육아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10년 이상된 서울지역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답사했던 교사들이 호랑이, 코끼리, 얼룩말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주를 이루는 조합원들은 정작 청주와 청원에 살았던 사람보다 외지에서 이사온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공동육아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취지에 공감하고 아이들을 믿고 맡길 곳을 찾다 노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아이들, 자연속에서 햇볕 가득 담고 자라는 아이’를 표방하는 이곳을 접한 부모들이라면 눈귀가 솔깃할만도 하다.

지역마다 현안에 따라 공동육아의 운영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먹을 거리에 대한 각별한 관심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다. 이들은 현재 한국생협연대를 통해 먹을 거리를 제공받고 있다. 또 텃밭에서 직접 가꿔 얻은 채소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고 했다.

윤씨는 “올해 텃밭에서 11가지 채소를 가꿔 먹었어요. 파,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호박, 고구마, 감자, 고추, 옥수수 등. 수박과 참외는 실패의 쓴맛을 보고 참외는 달랑 2개를 땄습니다”며 교사와 아이들이 직접 씨뿌리고 풀을 뽑아 가꾼 채소들이 밥상을 푸르게 했다고 자랑했다.

조합원이 우렁이농법으로 지은 쌀은 반값으로 제공받아 100% 유기농 밥상을 고집해왔다. 이런 탓에 ‘신나는 우리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합비와 원비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이곳의 출자금은 한 가정에 150만원(아이 둘은 170만원), 월 27만원(유류비 2만원 포함)을 부담하고 있다.

윤씨는 “대전만 해도 출자금 1000만원에 월 40만원, 서울은 출자금 600-1000만원에 월 45-60만원을 낸다고 알고 있지만 아무리 취지와 내용이 좋아도 저소득 아이들을 대상으로 삼았을 때는 무리가 따른다”며 “다소 어렵더라도 부모와 아이, 교사가 한데 어우러진,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가는 육아공동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카페 ‘신나는 우리들 모임’(http://cafe.daum.net/happybaby123)은 조합원들의 소통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043-235-7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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