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펠러 비행기 제트엔진보다 안전

한성항공은 이번 제주공항 착륙사고 발생 이전까지 내분 종식과 함께 외자 유치 등 겉으로는 경영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국내 첫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은 출범초기 심한 내분을 종식하는 의미와 함께 새로운 비전 제시를 위해 지난 10월 초 제2창업을 선언했다.

최상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제시와 함께 2호기 도입을 통한 김포~제주간 하루 4회 운항하는 노선도 확대했다. 여기에 새로운 CI,승무원을 비롯한 직원의 새 유니폼 발표회도 가졌다.

또 일본 모그룹과 제휴 추진과 함께 외자 150만 달러 유치하는 등 한성항공은 계속돼 온 내분과 어느정도의 자금난 해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이번 제주공항 사고로 인해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해 왔던 과정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성항공은 출범초기 일부에서 제기돼 온 저가항공사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프로펠러 비행기의 안전성이 제트엔진 비행기에 비해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사고율과 준사고율의 경우 오히려 적게 발생하고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홍보하는 등 안전우려를 불식시켜왔다.

이번 사고 직후 한국교통연구원 김연명 연구원은 이번 한성항공 사고에 대해 "사고 항공기는 에어비스 계열사에서 만든 매우 안전한 것으로 검증된 기종"이라며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와봐야 겠지만 한성항공이 아직 초창기 항공사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김연구원은 "그동안 승객들은 큰 비행기만 타고 다니다가 작은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으나 안전 부문에선 프로펠러 항공기도 분명히 안전하다"며 "단지 정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한성항공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안전관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업계는 한성항공이 투명하고 명확한 안전관리 시스템이 도입돼지 않는한 안전성 시비에 끊임없이 시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같이 전문가들의 지적을 보면 '항공기는 안전한데 정비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건설교통부는 국내를 운항하는 태국의 모항공 등 동남아 저가항공사 3개사에 대하여 안전관리 문제가 드러나 시정지시와 함께 관련내용을 해당 정부에 통보, 항공안전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이들의 기준 위반 사례를 보면 ▶ 일부조종사 비행시간 제한규정인 월 110시간 초과 운항 ▶항공기 탑재 예비부품 목록과 실제 탐재 부품 현황이 없으며 ▶정비 매뉴얼및 정비용 점검표 미비치 ▶소화기·산소통 일부 파손 등 비상장비 관리소홀 ▶엔진오일 등 안전조치가 필요한 위험물질 화물칸에 방치 하는 등 저가항공사의 운항경험 미숙과 비용절감 위주의 경영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저가항공사 역시 이들 해외 저가항공사들의 사정과 비슷할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 '안전운항'의 중요성은 대형항공사나 저가항공사 모두 제1의 경영지침일 것이다.

저가항공사는 보다 체계화된 운항시스템을 통해 승객들로 하여금 '싼 게 비지떡'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켜 나가 승객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은 부족한 자금과 경험이 맞물려 일반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며 "국내 저가항공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한성항공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시스템을 확실히 구축한다면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강종수 유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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