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민우회 최진옥 여성노동센터장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저임금과 높은 노동강도, 열악한 작업환경에 노출돼 있어도 아프다고 말하기는 커녕 그것 때문에 해고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강도를 낮추고 휴식시간을 보장해 일하는 여성들의 건강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충북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센터장 최진옥)는 지난주 일하는 여성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노동과 건강이라는 다소 어색한 단어의 조합을 통해 빈번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산재 적용은 꿈도 꾸지 못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현주소를 고발한 자리였다.

간담회를 준비한 최진옥 센터장은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45%인 여성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은 무려 73%를 차지하고 있다"며 "노동기본권과 성차별 문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한꺼번에 겪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건강권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전국여성노동조합 대전충청지부 안현정씨는 흔히 캐디라고 불리는 골프장 경기보조원과 학교급식조리종사원, 호텔 청소용역의 사례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건강권이 상당히 열악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은 직업 특성상 무거운 골프채를 들고 나르다 보니 관절염과 근육통 등 약을 먹는 경우가 많으며 전화번호부도 뚫는 강속구의 골프공에 타구사고를 당하면 중대한 부상으로 이어짐에도 안전장치는 전무한 상태다.

또 전국여성노동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단독조리 급식학교의 규모별 필요인력은 기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학생 200명당 1명의 학교급식조리종사원을 확보하지 못한 학교가 전체 3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센터장은 "학교급식조리종사원 가운데 75%가 소음과 고열, 다습한 환경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피부증상과 근골격계질환 조치 및 병가 사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노동조건이 남성들과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고 있고 현재 실태는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육체적 노동은 물론 고용불안정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용안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여성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는 요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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