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청주서 활약 '청오문학회' 동인문집 창간

1950년대 청주에서 문학활동을 했던 문인들의 모임인 청오문학회(회장 오세탁)가 동인문집 '돌체시대'를 창간했다.

한국동란의 스산하고 혼돈된 전쟁분위기가 가라앉기 전부터 우리지역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은 돌체다방에서 곧잘 모임을 갖곤 했다. 향토사회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함께한 문인들은 1978년 창립 이후 청오문학회 활동을 하며 신동문 시비 건립, 민병산 문학비 건립, 최동범의 유고집 발간에 동참해왔다.

이제는 흰머리가 성성한 문인들은 최근 '돌체시대'를 발간한 이유로 여전히 변치 않는 향토문단에 대한 애정을 꼽았다.

1950년대 전반기부터 향토문단에 글을 내놓던 1세대와 1957년 충북문화인협회를 통해 조직화된 문인단체에 인연을 맺고 문인협회 중심세력으로 활약하던 1.5세대, 푸른문을 통해 문학활동에 정열을 쏟았던 문인들이 '돌체 시대' 창간호에 참여했다.

돌체시대의 깃발이 올려지기까지의 과정도 수록됐다. 청주에서 50년대 문학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청오문학회는 청주의 거부 민구관의 집안 민병산의 사랑방에서 문학의 씨앗을 뿌리고 오페라 다방을 둥지로 삼은 후에는 공원입구의 리버티 다방을 근거지로 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주 오랫동안 시화전과 시사전을 여러차례 열었던 돌체 다방을 만남의 광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당시 형국을 삼층집 사람들이라 표현했다. 맨 위 삼층에는 소설가이면서 변호사인 최병길, 신동문, 민병산, 동화작가 박재용, 오세탁, 최병준, 이술우 시인과 소설가 최창희 등이 살았고 이층에는 문학 청년 시절을 관통하고 있던 소설가 송주헌과 유흑렬, 시인 이강준과 김심온, 우영, 이상훈 등이 있었고 맨 아래층에는 청소년들이 푸른문이라는 타이틀로 고교생 연합문학 서클 활동을 하며 와글댔다. 그때의 청소년들이 드라마작가 윤혁민, 신경식, 박영수, 허근, 임찬순 등이다.

돌체는 옛 청주 극장 뒤, 현 보나르 화방 옆에 위치한 다방으로 이곳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예술인과 기자들과 청주의 내노라하는 명사와 지식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청오문학회는 청주 예술인들이 활발했던 아름다운 시절을 이름해 돌체시대라고 칭했다.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있거나 고문 또는 현역으로 머물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가슴에 타고 있는 문학의 불꽃을 진화하지 못해 '청오문학'의 이름으로 '돌체시대' 문집을 펴낸다고 밝혔다.

오세탁 회장은 "예술인은 예술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작품 활동에 임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함으로서만이 그 생명이 빛난다"며 "반세기 흐름을 따라 향토문단과 함께 긍지를 간직해온 회원들의 글이 문단의 지평에 빛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창간호에는 청주문협 40주년을 기념해 충북문학 창간 20호에 특집으로 실린 청주문협 창설자들의 좌담회를 비롯해 오세탁, 이강준, 이상훈, 허근, 임찬순의 시와 고인이된 신동문, 민병산, 최병준의 작품을 특집으로 실었고 박영수·김문수의 수필을 게재했다. 또 황규호의 에세이, 조장희의 동화, 송주헌의 단편소설, 임찬순의 희곡, 윤혁민의 드라마 등 회원들의 작품을 수록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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