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부터 청소년 비중 80% 미만땐 보조금 중단

주경야독으로 '만학의 꿈'을 밝혀주던 야학의 등불이 꺼져가고 있다. 정부가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잡은 야학에 지원 해 주던 보조금을 올부터 중단 할 위기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국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 질 정부가 스스로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 야학운영 현황 = 야학은 정규학교에 다니지 못한 청소년 또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사회교육기관이다.

야학은 보통 순수 야학과 문해(文解) 교육기관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순수 야학은 기초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에게 중등 과정을 교육한다.

문해기관은 기초교육을 받지 않은 성인들에게 이를 가르친다. 최근 수년간 부쩍 늘어난 한글교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출범한 전국야학협회에 따르면 순수 야학은 전국에 160여개 정도로 8천여명의 학생들이 매일 밤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충북에는 심지야간학교와 무궁화야간학교 등 청주 4, 충주 3, 제천 2개교 등 모두 9개교 이며 학생수는 350여명.

문해기관은 전국에 340여개.

따라서 순수 야학과 문해기관을 합치면 전국적으로 500여개의 야학에서 2만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 야학들은 정부 지원금과 외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데 1개교 당 연 운영비는 5백만∼1천만원 정도가 든다.

교사들은 대학생과 직장인 등으로 무보수 자원봉사하면서 오히려 운영비를 매달 내고 있다.

▶ 정부 지원금 중단 위기 = 국가청소년위원회는 지난 89년부터 청소년 육성기금으로 야학을 지원 해 왔다.

작년에는 전국 순수 야학 156개교에 총 5억5천30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부터는 '성인들이 대부분인 야학에 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지원 대상을 '청소년(24세 이하) 비중 80% 이상에 청소년 상시 학생수 10명 이상인 야학'으로 엄격히 제한했다.

결국 대부분의 야학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육부의 야학 지원정책도 물거품이 됐다.

교육부는 작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야학을 포함한 문해기관에 예산을 지원 해 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예산이 삭감되자 순수 야학 지원은 중단됐고, 성인 문해기관에만 지원 해 줬다.

▶ 문제점 및 대책 = 청소년위가 정한 기준에 해당되는 순수 야학은 전국 160여곳중 10∼20%에 불과하다.

청소년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 기준을 갖춘 야학은 불과 35곳.

현재 93곳이 청소년위에 보조금을 신청했지만 기준 통과가 힘든 상태다.

따라서 대부분의 야학들은 자발적으로 운영하거나 폐교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야학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성인 학생들은 갈 곳이 없게 되는 셈이다.

실례로 청주 성암 야간학교는 일일호프나 후원, 교사들의 십시일반 등으로 연 900여만원의 경비를 마련 할 예정이지만 불투명하다.

따라서 청소년위가 정한 기준을 종전처럼 없애거나 완화하는 조치 또는 이 기준에 야학들이 맞출수 있는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위의 이같은 대책이 전혀 안될 경우에는 교육부의 지원 대상을 문해기관에서 전 야학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청주 성암야간학교 지민규교장은 "학생들의 상당수가 성인들이고 수도권 지역에는 해외이주 노동자들도 많은데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조건 보조금을 끊는 것은 문을 닫으라는 조치"라며 "정부가 관계부처간 협의를 통해 지원부처를 정한 뒤 평생교육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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