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 빙설대세계'를 가다

중국 흑룡강(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외곽을 가로지르는 송화(松花)강변 태양도(太陽島)에서는 눈과 얼음의 세계가 '하얼빈의 낮과 밤'을 수놓는다. 전세계 빙설 문화의 발원지이면서 캐나다 퀘벡,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와 함께 3대 빙설축제지로 꼽히는 하얼빈. 세계 유명 건축물을 본떠 조성한 태양도의 눈조각 축제와 오색등으로 치장한 얼음조각이 전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매년 1월부터 2개월 동안 열리는 하얼빈 빙설제는 지난 5일 한·중수교 15주년과 한중우호의 해를 맞아 '한국'을 테마로 화려한 개막식을 알렸다. 이런 이유로 올해 8회째를 맞는 하얼빈 빙설대세계(하얼빈 빙설제)에서는 한국의 얼음조각가들이 만든 광화문과 경회루, 첨성대, 석굴암, 거북선 등의 얼음 조각들을 익숙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60m 높이의 위용을 자랑하는 한중 친선탑도 장관이다. 탑에서 쏘아대는 빛이 낮시간 머물던 국제눈조각박람회를 비추면 어둑해지는 저녁시간 관광객들의 발길은 야경이 아름다운 빙등제 현장으로 옮겨간다. 허허벌판과 다름없는 공간에 세워진 눈과 얼음의 향연은 이곳의 날씨가 20˚C 정도의 추운 날씨를 유지하기에 가능하다. 강추위 속에서 얼어붙은 송화강의 단단하고 투명한 얼음이 네온의 빛을 머금고 환상적인 건물 형상으로 되살아난다. 매년 11월말 중국정부는 송화강 상류의 얼음을 채취해 1만여명의 인력이 동원된 얼음조각축제를 마련한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60m 높이의 '한-중 친선탑'은 하얼 빈 빙등제에서 전시된 조각품 가운데 가장 높다.
중국 흑룡강성과 하얼빈시 인민정부가 합동으로 주관해 열고 있는 빙등제는 중국의 항일 영웅 이조린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조린(兆麟)공원에서 개최됐던 것으로 이곳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대에 올라 조국이 독립될때까지 자신의 시신을 묻어 달라고 유언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부터는 태양도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축제사상 최대 규모인 50억원 이상이 한국과 중국 기업의 공동 투자로 마련됐다.

태양도 대지 12만평에 마련된 빙등제와 40만평 부지에 조성된 빙설제가 한국과 캐나다를 테마로 다양한 얼음·눈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올해 빙설제에서는 '대장금'으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영애씨가 홍보대사 자격으로 하얼빈을 방문하고 안중근기념관건립위원회 홍보대사로서 이달 개관한 조선민족예술관 1층의 안중근기념관을 방문해 중국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김정미 / 하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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