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류정만 / 청주 솔한의원 대표원장

키는 평생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습니다. 만 4세 정도에 남아와 여아가 평균 100cm 안팎의 신장에 이릅니다. 이때부터는 매년 5~6cm씩 자라야 정상인데 이때부터 또래보다 1cm씩 작게 자란다면 결국 성인키도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20대 성인 여성 평균 키가 160.9cm입니다. 여자아이들이 만 4세 부터 만 15세까지 자란다고 했을 때 11년간 자라는 셈인데 마지막 2~3년 동안은 총 5cm정도 자라 키성장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실제 성장 기간은 8~9년입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우리 딸아이가 매년 또래보다 1cm씩 작게 자란다고 가정해 본다면 최종 성인 키는 150cm정도 일 것입니다. 반대로 또래보다 1cm씩 더 잘 자란다면 최종 성인 키는 170cm에 이르게 되겠죠.

어릴 때는 작아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가면 그동안 못 자란 키가 한꺼번에 수십 센티가 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 기간은 제한적이고 급성장시기도 2~3년 정도로 평균 1년에 7~10cm정도 자라기 때문에 남보다 못 자란 키가 한꺼번에 커서 만회하는 경우는 극소수인 것입니다. 제가 수 많은 성장판이 이미 닫힌 아이 또는 급성장시기가 이미 지나 성장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아이의 부모님들과 상담을 해보면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나중에, 혹은 내년이면 크겠지" 라는 생각으로 시기를 놓치셨다고 또는 선생님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너무 후회 되신다며 한결같이 눈물을 글썽거리십니다. 부모님의 생각이 아이의 성장장애를 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잘못인 것입니다. 결국 이런 경우에는 성장기 마지막 2~3년을 남기고서야 성장클리닉을 찾아와도 몇 cm 키우는데 그쳐 평균 성인키에 훨씬 못 미치게 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남자아이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군대 가서 크겠지" 하지만 실제 군대 가서 5cm, 10cm 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 20대 초반 병무청 신체 검사기록을 봐도 165cm가 되지 않는 남성이 40%에 이릅니다.

키라는 것은 지금이 아니면 나중은 절대 없습니다.

지난겨울, 엄마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과 중학교 3학년 여학생 남매가 필자를 찾아 왔습니다. 초등학생 4학년 아들의 경우 또래보다 3cm작고 또한 뼈나이가 많아 최종성인 키가 평균키보다 8cm작은 것으로 진단되었고 여학생의 경우 152cm로 이미 성장판이 닫혀 1년째 성장이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딸의 키가 작은 것을 한탄하며 아들만이라도 열심히 키우겠다며 성장 클리닉을 시작한 결과 9개월 보름 만에 11cm가 자라 현재는 또래들 보다 4cm가 더 큰 152cm입니다. 아들이 이렇게 잘 큼에도 어머니는 늘 마음 한편에 딸이 클 시기를 자신 때문에 놓쳤다는 죄책감으로 저에게 가슴앓이를 털어 놓습니다. 이처럼 클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 어머님과 같이 자신의 자녀 중 한 아이가 안 큰 것을 확인한 부모만이 키 크는 시기의 중요성을 알뿐 대다수의 부모님들일 "키는 나중에 크겠지. 내년에 크겠지. 설마 우리 아이가 작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이들 키 성장에 과연 내년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실제로 솔한의원을 찾는 아이들 100명중 40명은 잘 클 수 있는 아이들을 더 키우기 위한 것이고 50명은 클리닉을 통하여 많이 클 수 있는 아이들이며 또 다른 10명은 이미 성장판이 닫혀가고 있어 평균 성인키에 못 미치는 것으로 통계 되었습니다. 심지어 1~2명은 성장클리닉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안타까운 경우가 너무 많은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성장클리닉 효과를 볼 수 있는 50명 안에 속할 지, 성장클리닉의 시기를 놓친 10명 안에 속할 지는 부모님의 관심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자아이라면 초등 1~3학년 사이 남자라면 초등 2~5학년 사이에 반드시 성장판 검사를 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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