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도시 호치민시 오토바이가 도로 점령

김국기 / 베트남

인도차이나반도에 자리잡고 있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은 33만여㎢에 8천100만여명이 살고 있다.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라오스·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남서쪽으로는 타이 만, 남쪽과 동쪽으로는 남중국해, 통킨 만과 접해 있다.

수도는 하노이이고 공식언어로 베트남어를 쓰고 있다. 4박 5일간 베트남 호치민과 미토, 붕따우를 둘러봤다.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도시 호치민

호치민시는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로 비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사이공'으로 불린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사이공은 전체 도시의 일부 영역에 불과한 1군(Quan 1)을 가리킨다. 이 도시 인구는 550만명이지만 실제로는 700~800만명에 달한다. 정부통계가 정식 거주허가를 받은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곳 인구의 1/3은 불법 거주자들이다.

300년 역사의 이 도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쉰다. 도시 어디서나 북적되는 삶의 생생한 현장을 엿볼 수 있다. 이국적임과 일상적임,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들이 공존한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단연 오토바이다. 일부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지만 오토바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출·퇴근 시간대는 도로 곳곳이 오토바이로 홍수를 이룬다. 교차로 신호등에서 멈춰섰다 출발할 때는 마치 우리나라의 마라톤대회를 연상케 할 정도다.

오토바이 대부분은 일제 혼다지만 최근에는 값싼 중국산 오토바이가 많이 들어와 있다. 임대 오토바이 역시 관광객들에게 선호되는 교통수단으로 하루 빌리는데 미화 5달러 정도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쌀국수도 생각보다 값이 싸고(한화 220원 정도) 맛이 있다.

호치민의 주요 관광코스인 전쟁기념관은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메시지가 주류를 이룬다.

한국군도 당시 월남전에 참전했는데 한국군과 관련된 사진은 2장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기념관에 전시된 사진을 많이 없앴다고 여행가이드는 전했다. '따이따이한'이라고 불린 한국군은 파병초기 5천여명이 넘게 전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다른 역사 유적지인 통일궁은 1868~1870년에 건축된 코친차이나 총독부 건물로 노로돔궁이라고 불렸다. 1954년부터 남베트남의 응오 딘 지엠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거주했으며 독립궁으로 개칭됐고 대통령궁으로도 불렸다.

1963년 2월 지엠정권의 반대자에 의해 폭한이 투하돼 심하게 훼손됐으나 사이공 공병대가 1966년 개축했다. 1975년 4월 30일 아침 북베트남의 탱크가 이곳을 최초로 점령했고 같은 날 11시 30분에 취임한지 43시간 밖에 되지 않은 베트남공화국 마지막 대통령 두옹 반 민과 45명의 각료들이 항복을 한 역사적인 장소로 유명하다. 그해 12월 통일궁이라 개칭됐다.

앞마당에는 당시 이곳을 점령한 탱크가 전시돼 있으며 1층에는 회의실, 2층에는 접견실과 대통령 집무실, 3층에는 오락실, 바, 극장이 있으며 4층에는 연회실이 있다. 옥상에는 티우 대통령 전용 헬기가 전시돼 있다.

호찌민에서 서북쪽으로 70km 떨어진 지점에는 게릴라전의 상징물인 전장 250km의 구찌땅굴이 있다.

입구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며 안으로 들어가면 체구가 작은 베트남인 한 사람 만이 다닐 수 있는 통로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그러나 터널 안은 하나의 작은 도시다. 터널 중간 중간마다 간이 학교, 병원, 식당 등 없는 게 없다. 통로 곳곳에는 부비 트랩도 설치돼 있다. 구찌 주민들은 250km에 이르는 지하 3층의 이 땅굴을 호미와 흙을 나르는 바구니로만 구축했다.

베트남전 당시 2개의 연대병력이 이 땅굴 속에 머물면서 게릴라전을 펼쳤는데 현재 베트남을 이끄는 많은 당 간부들이 바로 이곳 꾸찌터널의 게릴라부대 출신들이다. 현재 이곳은 국방부 산하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꼽힌다. 땅굴 근처의 미니 사격장에서는 직접 사격도 해볼 수도 있다.

메콩강과 메콩델타의 관문 미토

메콩강의 발원지는 중국 티벳고원으로 알려져 있다. 라오스와 태국, 캄보디아를 거처 베트남을 최종 기착지로 하는 이 강의 총길이는 4천20km. 베트남에서 마지막 220km가 흐른다. 물 색깔은 중국 황하강과 같은 흙탕물이다.

미토항에서 작은 모터가 달린 나무배를 타고 열대과일을 시식하는 메콩델타로 향했다. 메콩델타에 들어서자 삼각주 답게 비옥한 땅으로 인해 다양한 열대성 과일과 식물들이 우거져 있었다. 이곳은 다양한 열대 과일농장과 악어농장, 삼각주 사이로 나 있는 숨어있는 수로들이 주관광상품이다.

이 곳에서 벌꿀차와 파파야, 망고 등의 열대과일을 시식하고 카누를 타고 수로관광도 나섰다. 구불 구불하게 나 있는 수로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해변휴양지 붕따우

붕따우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발 모양의 조그만 반도다. 크게 구붕따우와 신붕따우 두 지역으로 나뉘고 있는데 구 붕따우는 티우 전 대통령의 별장을 중심으로 호텔과 도로가 전개돼 있는 곳이며 신붕따우는 커다란 예수상이 있는 산을 지나 붕따우에서 가장 긴 해변이 펼쳐져 있는 지역이다.

호치민에서 붕따우로 가는 길에는 베트남 특유의 시골 전경과 베트남인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으며 고무나무 농장이나 시골 휴게소 등에서는 천연 야자 같은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은 열대성 기후로 1년 내내 온도변화가 거의 없어 사계절 내내 해수욕이 가능한 도시로 새파란 하늘에 화염수의 붉은 꽃이 선명하게 비치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호치민에서 가까워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이 곳은 또 야시장이 유명하다.

원할 경우 자전거를 개조해 앞쪽에 좌석을 설치한 씨클로(CYCLO)를 탈 수 있는데 현지인이나 관광객 모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보통 1시간에 1달러 정도면 되지만 관광객들은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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