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정호 / 대전 세우리병원 원장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얼마전 가정주부인 한명자(55세)씨가 필자를 찾아왔다. 한씨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최근에는 다리까지 절뚝거린다며 수술을 할 만큼 심각한 것 아니냐며 필자에게 물었다. 하지만 검사결과 한씨는 추간판 탈출증 일명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이었다. 때문에 필자는 한씨에게 비수술치료의 하나인 '무중력 감압치료'를 권했다.

원래 디스크는 척추 마디와 마디 사이의 물렁뼈를 말한다. 우리는 디스크가 충격을 흡수해주기 때문에 자유롭게 걷고 움직일 수 있다. 이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수핵과 이를 감싸고 있는 섬유질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디스크도 늙게 되는데 젤리 상태의 수핵은 점점 딱딱해지고 수핵을 보호하던 섬유질도 약해진다. 때문에 더 이상 수핵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가고 그 틈 사이로 수핵이 빠져나와 신경을 자극하여 심한 요통과 다리가 저리거나 단기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찬은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치료를 받아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상담을 한다. 하지만 검사결과 한씨 같은 디스크 초기 증상을 보인 환자들에게 필자는 비수술치료를 권한다. 디스크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모두 수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디스크 환자 중 심각한 상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10% 불과하다. 나머지 90~95%는 비수술적 치료인 신경주사나 무중력 감압치료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우선 신경주사는 극심한 통증이 있을 때 국소마취 작용과 함께 염증을 억제시키는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섞어서 주사하는 것이다. 디스크는 저절로 낫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때까지 통증에 의한 불편을 견딜 수 있도록 진통소염제를 직접 주는 것. 한 마디로 자연치료를 유도하는 시술인 셈이다.

무중력 감압치료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들이 무중력 상태에서는 추간판 높이가 증가되어 요통 등 각종 통증이 해소되고 키가 커진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시술법이다. 이 시술법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척추관에 무중력 환경을 만들어 디스크치료를 돕는다. 척추관을 무중력 상태로 만든 후 척추 뼈 사이를 적당히 늘려주면 탈출된 디스크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통증이 사라진다. 추간판 탈출증 뿐 아니라 퇴행성디스크, 척추관 협착증에도 효과가 있지만 특히 허리 통증과 좌골 신경통을 완화하는데 86% 이상의 효과를 보인다.

무엇보다 '무중력 감압치료'는 수술없이 환자들의 자연치유력을 증진시켜 완치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4~6주간 약 18회의 치료를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4~5회의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입원절차가 필요없기 때문에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합병증도 전혀 없다. 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후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을 때에는 간단한 내시경 레이저 수술법이나 재발없는 인공디스크 치환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042-478-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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