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류정만 / 솔한의원(성장·비만 전국네트워크 키움한의원 본점) 대표원장

최근 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삶은 편해졌지만 그에 따른 폐해도 잇따르고 있다. 그 중 화두가 되는 것이 연일 매스컴을 오르내리는 '환경호르몬'이다.

환경호르몬 이란 생물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 분비되는 물질이 아닌 산업활동으로 인해 생성 방출된 화학물질을 말한다. 이러한 환경호르몬을 사람이나 생물체가 흡수하게 되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다.

그 중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은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와 같은 것이 있으며 각종 살충제, 농약, 중금속, 의약품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이 환경호르몬을 발생하기도 한다.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쌓일 경우 생식기능 저하, 기형아 출산, 내분비호르몬의 교란, 각종 암의 발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경호르몬의 폐해 중 하나는 면역력이 약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사춘기를 일찍 오게 하는 조기성숙을 유발한다는 것. 다시말해 남들보다 성장이 빨리 끝나기 때문에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키가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남자아이의 경우 중학교 1학년, 여자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4학년을 전후로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은 남아는 초등학교 5학년, 여아는 초등학교 2학년 무렵에 사춘기 증후가 시작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춘기의 시작 징후는 남아는 고환, 여아는 가슴의 발달로 판단 할 수 있다.

실례로 2년 전 초등학교 2학년 김지영(가명)양이 어머니와 함께 겨울방학에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지영양은 방문 당시 키가 134.5㎝에 체중은 29㎏로 평균키보다도 큰 상태로 반에서도 3번째로 크다고 했다.

키 성장 치료 중인 한 어린이가 키를 재고 있다.

유전적인 측면에서도 아버지 키 175㎝, 어머니 키 162㎝로 양호한 편으로 어머니는 아이가 키가 잘 크고 있어 키에 대해서는 별 걱정이 없었다고 했다. 다만 지영양이 2학년 초반부터 유선이 발달하고 음모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어머니는 주변에서 2차 성징이 나타나면 키가 안 큰다는 말을 듣고 현재 키에서 멈춰 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지영양은 성장판도 또래보다 많이 닫혀있었고 호르몬 검사결과 초등학교 5학년 수준으로 나왔다. 조기성숙이 유발된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고 식생활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아주 오래 사용했다는 것으로 보아 이런 경우 환경호르몬의 문제도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볼 필요가 있었다.

문제는 지영가 앞으로 약 2년 정도 밖에 크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잘 커도 150㎝을 간신히 넘을 것으로 판단됐다. 우선 은주의 여성호르몬 수치를 낮추면서 키성장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에 여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율무와 인진 등 천연 생약성분에서 추출해 개발한 DMT요법과 함께 성장촉진제를 처방했다.

그 결과 약 8개월 후 다시 방문 했을 때 지영이의 키는 140cm로 커 있었고 반면 여성호르몬 수치는 처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즉 키는 크면서 여성호르몬 수치는 늘어나지 않은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그 후 1년간 더 치료를 했을 때 키가 146.5cm. 여전히 또래 보다 큰 상태였으며 여성호르몬 수치는 또래들과 거의 비슷한 상태로 정상화되어 가고 있었으며 생리도 하지 않은 상태라 이대로만 간다면 예후가 상당히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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