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출범 각종 대회서 수상 실력 수준급

제천시자전거협회

▲ 1992년 회원 10여명으로 출범한 제천시자전거협회는 20년 경력의 산악자전거 마니아부터 초보자까지 회원 100여명이 자전거를 통해 생활의 활력을 얻고 있다.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간단한 안전용구, 음료와 간식거리만 챙겨자전거 페달을 밟고 산으로 들로 호수로 나가면 겨우내 쌓였던 대자연의 에너지를 맘껏 충전할 수 있다.박달재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제천은 산악지대인 데다 청풍호 등 아름다운 풍광까지 갖춰 자전거 동호인들에게는 최고의 코스로 불린다.오는 6월 30∼31일 국내 순수 동호인 1천여명이 참가할'제8회 280㎞ 랠리'가 박달재와 덕동 등 제천의 전 산하에서펼쳐진다.참가자들은 단순히 지도 하나만 갖고 주최측이 마련한 산꼭대기의 5대 포인트를 돌아 말 그대로 280㎞를 달리며 제천지역의 구석구석을 자세하게 공부하고 피부로 느끼게 된다.
제천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주부대상 자전거교실이 문을 열었다.
청전동사무소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 교실은 손잡이도 잡지 못했던 50∼60대 주부들이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아 몇개월 만에 자전거도로를 씽씽 달리도록 했다. 특히 관절염과 심장질환이 있던 중년여성들이 대표적 유산소 운동에다 자신이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전거를 통해 생활에 활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전국대회를 유칟주관하고 자전거를 생활체육으로서 뿌리내리도록 앞장서는 단체가 바로 제천시자전거협회(회장 류관우)다.

이곳에는 20년 경력의 산악자전거 마니아부터, 이제 막 자전거를 타기위해 실내에서 하체훈련과 도로안전교육을 받는 새내기까지 100여명의 회원들이 있다.

청전동사무소 뒷편에 있는 사무실 겸 체력단련장은 지난 2002년 시비 1천만원을 지원받아 꾸미기 시작했다. 회원들이 페인트와 니스칠, 용접을 직접 하고 러닝머신, 홈레이서, 각종 헬스기구 등 2천만원 정도의 장비는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마련했다.

협회결성은 이보다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도민체전 실용자전거부문에서 수차례 개인·단체 우승경험을 갖고 있는 류관우 회장 등이 중심이 돼 지난 1992년 출범했다.

원래 마라톤선수였던 류 회장은 1987년 제천시 도민체전 예선경기 3등을 계기로 자전거에 빠져들었고 몇년 후 10여명의 남녀로 모임을 결성했다.

이후 꾸준한 훈련을 바탕으로 회원들은 충북도민체전에서 항상 우승권을 맴돌았고 2003년과 2005년 등 수차례 종합1위를 차지했다.

철도공사 충북지사에 근무하는 남기동·김완수 회원은 춘천MTB대회, 청주 미동산 대회, 강촌대회에 출전해 1∼2를 차지했으며 요즘도 거의 매주 대회에 참가한다.

류 회장도 지난해 600여명이 참가한 전국생활체육인 자전거대회 도로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회원들의 기량은 국내 아마츄어 가운데서도 알아주는 수준이다.

제천시자전거협회의 자랑은 개인들의 취미생활이나 건강증진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2004년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청소년 15명과 함께 4개월간 집중훈련을 통해 제주도 일주기록을 세웠고 작년에도 기초생활수급자 자녀들과 금강산 550㎞랠리라는 대장정에 나섰다.

올해도 저소득층 자녀들과 함께 여름방학 기간인 7∼8월께 전남 해남 땅끝마을을 출발해 서해안으로 올라와 인천∼판문점까지 갖다오는 9박10일 정도의 자전거체험활동을 준비중이다.

2004년 제주도를 일주한 청소년들은 당시 검정고시에 대부분 합격하고 현재는 군인, 직장인 등으로 견실한 사회구성원이 됐다.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경험을 통해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팀워크를 통해 내가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 준다.

류 회장은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즐겨한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는다" "중심을 잡지 않으면 넘어진다" "따라서 평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힘과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라"

이런 생각은 지난 2000년 8월15일부터 장장 45일 동안 중국 실크로드를 자전거로 횡단하면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했다.

당시 정중환 제천부시장·권순근 협회 고문 등 일행과 함께 카스카르를 출발해 시안까지 4천200㎞를 가면서 일생 일대 느껴보지 못한 고난을 한순간에 감내한 것이다.

제천출신 탐험가 최종열씨와 동행하기로 했으나 일정이 바뀌면서 류 회장 등 3명만 남아 자전거와 비상식량만 챙겨 1천500㎞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야했다.

450㎞인 서울∼부산거리를 3번 정도 다녀야 하는 거리인 데다 밤에만 렌터카를 이용하고 낮에는 자전거를 타고 6일 밤낮 동안 사막을 횡단했다. 지도만 보고 둔황부터 하루 80㎞∼200㎞까지 이동해 톈진을 지나 인천으로 들어오는 한달 보름간 일정을 마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자는 생각으로 2003년 지역장애인 시설인 세아의 집 어린이들과 함께 19일간 '세아 HOT 전국 순회공연'을 시작했다.

몸이 불편한 어린이들이 4개월 동안 자전거를 배워 영주, 안동, 경주, 포항, 부산, 여주 등 전국 19개 도시에서 음악공연을 펼쳤다.

이것을 계기로 일탈 청소년이나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자전거 탐험을 계획하고 회원, 지역 기관단체,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현실화시켰다.

제천시자전거협회는 박달재 인근 백운과 덕동 등을 MTB메카로 만들 경우 몇개의 공장을 유치하는 것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있다고 자신한다.

봉양읍 백운과 덕동 일대 150㎞의 기존 임도를 활용하면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개 지역에 초급, 중급, 상급 코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코스자체가 한군데에 집중돼 곳곳에 방송용 장비를 설치하고 마니아나 일반인들에게 현지상황을 생중계하는 영상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

전국 최고의 훈련장이나 공인 경기장이 들어서면 동호인이나 관련 대학의 훈련·학습장으로 활용되고 MTB스쿨, 자전거를 테마로한 종합리조트도 입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류 회장은 "산악지대라는 특성을 활용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면 자전거가 21세기 제천의 관광·레저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오는 6월 280㎞ 랠리를 보면 지역경제파급효과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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