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가곡면 17종 9천제뿔연모·불탄 뼈·숯 등 문화흔적도

단양 구낭굴(가곡면 여천리) 제 4차 발굴조사에서 사슴, 곰, 호랑이, 시라소니, 산양, 오소리, 박쥐, 갈밭쥐 등 후기 구석기 동물화석이 대량 발굴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문화 흔적을 보여주는 뿔연모, 불탄 뼈, 자른 자국이 있는 뼈, 다량의 숯도 함께 발굴돼 국내 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이융조)은 지난달 하순부터 25일 동안 발굴조사를 실시, 이날 박영철 연세대 박물관장, 박선주 충북대 박물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 단양 구낭굴에서 후기 구석기 17종 9천여점의 동물화석이 대량 발굴됐다. 뿔연모는 끝이 닳아 있어 당시 사람들이 사냥도구로 사용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고, 곤충 껍데기 화석이 2~3년만전 지층에서 나온 것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그 결과, 2~3만년전의 후기구석기 동굴지층에서 포유류 12종, 양서류 1종, 조류 1종, 연체동물 3종 등 전체 17종 9천여점의 동물화석이 대량 발굴됐다.

짐승별 개체수와 출토 부위는 사슴 30여마리, 곰 2마리(이빨, 손등뼈, 발가락뼈), 오소리 2마리(어금니, 위팔뼈), 원숭이 2마리(옆니, 어금니), 토끼 2마리(아래턱, 엉덩뼈) 등이 발굴됐다.

이밖에 각 1마리 개체수로는 호랑이 발가락뼈, 시라소니 아래턱·송곳니, 산양 뿔, 두더지 위팔뼈, 새 대롱뼈 등이 출토됐다. 소형 달팽이는 수십여 개체가 발굴됐다.

이중 원숭이, 달팽이, 곰뼈 화석은 일대 현재의 지형에 서식하지 않는 것이어서 참석한 고고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조태섭(조사연구원) 박사는 이에 대해 "온대성 수종인 물푸레나무 화석이 나온 것으로 봐 갱신세(후기구석기)의 구낭굴 일대는 따뜻했던 기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온대기후에 적응했던 원숭이가 화석으로 출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달팽이와 곰뼈에 대해서는 "달팽이는 습지성이기 때문에 당시도 구낭굴에 서식했을 가능성이 높고, 곰은 사슴 다음으로 당시 사람들의 사냥감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동물화석에 붙은 곤충 껍데기 화석도 출토됐다. 그러나 2~3만년전 지층에 어떻게 곤충화석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문화 흔적을 보여주는 뿔연모, 불탄 뼈, 자른 자국이 있는 뼈, 다량의 숯도 함께 발굴됐다.

이중 뿔연모는 당시 사람들이 반복해서 사용, 꼭지점 부분이 상당히 닳은 모습을 하고 있고 자른자국(Cut Marks)이 있는 뼈연모는 짐승을 부위별로 해체할 때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됐다.

이밖에 불탄 뼈와 다량의 숯은 당시 사람들이 불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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