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여개 色중 현재 20여가지 규명

충대 최태호 교수팀 연구박차

'전통 색한지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간 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데다 예술성도 겸비하고 있다. 이를 재현할 경우 한류 과학은 또 한번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

충북대학교 산림과학지역건설 공학부가 주최한 '겨레과학기술 포럼'이 지난 12일 학내 농업과학기술센터에서 열렸다.

충북대 최태호 교수팀이 전통 색한지 재현기술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 색한지로 만든 옷 모습.

이날 포럼에는 강원대 조병묵, 충북대 최태호, 한밭대 이봉호, 전남대 신윤숙 교수 등 10명의 학계 전문가가 등단, 천연숯, 색한지, 옹기, 옻칠, 유기 등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이중 최태호(목재종이과학과) 교수의 '전통 색한지 재현기술 개발' 제목의 주제 발표문은 지역성을 띄고 있는데다 연구 성과가 커, 주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흰색 한지(韓紙) 뿐만 아니라 천연 염료재를 사용, 수백가지 색한지를 생산했다.

특히 우리나라 색한지는 보존성과 견뢰도가 높아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견뢰도는 색이 바라지 않고 고유색을 유지하는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신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천년세월 동안 고유색이 바래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천연염료는 고문헌 상으로만 존재할 뿐, 현재는 화약약품과 화학염료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최 교수의 이날 발표는 이를 규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우리 선조들은 꼭두서니(천초근), 소나무 내수피, 지치(자초), 정향, 잇꽃(홍화), 칡뿌리(갈근), 괴화(회화나무꽃), 대황, 백목련꽃(옥란환), 빈랑, 뽕나무뿌리(상백피), 오리나무열매(적양) 등을 천연염료로 사용했고, 그 고유색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울금, 황련, 황벽, 누리장나무, 매실, 오미자, 오배자, 쪽 등도 천연염료로 사용된 것을 규명했고, 심지어 밤송이(율각), 밤껍질(율피), 호두껍질(호도) 등 24가지 재료가 한지색상 재료로 이용된 것을 밝혀냈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꼭두서니, 소나무 내수피는 노랑+적색인 혼합된 색(Y+R) 염료 ▶지치를 40도 물에 노출시키면 순노랑색(Y) ▶정향을 40도 물에 노출시키면 순적색(R)의 염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회화나무꿏에서는 연두색(G+Y) 계열 ▶국산 황벽에서는 진노량 계열 ▶그리고 매실에서는 연두색과 노랑+적색 계열의 천연염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오미자에서는 노출환경에 따라 진한 적색과 노랑+적색계열, 오배자를 끓는 물에 노출시키면 진한 노량색 염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 교수팀이 전통 천연염료 개발에 심혈일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들 염료가 보존, 방향, 방충성을 지닌 것 외에 친인간적, 친환경적 성질 등 이른바 웰빙시대와 잘 어울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화, 공예, 건축, 의복, 조명, 인쇄매체 등에 두루 활용하는 것이 가능, 예술과 기능성을 겸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색한지는 화공약품과 염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통 색한지와 목질적성분이 확연히 다르다.

목재종이학과 이상현(석사) 조교는 "조선시대 장인들이 사용한 색한지는 무려 수백가지가 넘으나 이제 20여가지 천연염료를 규명했다"며 "규명된 천연염료는 1차적으로 오방색 발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 천연염색을 언급한 고문헌

본초강목(本草綱目), 천공개물(天工開物),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해동농서(海東農書),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규합총서(閨閤叢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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