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대학, 폴란드 국제심포지엄 출간

수양개 구석기 문화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복합문화 구조를 지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나왔다.

또 마제석기로도 불리는 간석기는 신석기 시대만이 아닌, 후기 구석기시대 때도 제작됐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 니콜라이 교수 ▲ 도만스카 교수
지난해 9월 폴란드 우찌대학에서 개최됐던 '수양개와 그 이웃들' 제 11회 국제 심포지엄 발표 내용이 최근 책자로 나왔다.

이번 책자는 당시 발표내용 외에 제 3회(중국), 제 8회(미국), 제 9회(일본) 발표 내용도 일부 첨가한 것으로 우찌대학에서 직접 제작, 최근 국내 선사 고고학자들에게 전달됐다.

아시아와 기타지역 석기시대로 대별되는 논문은 한국 6, 일본 2, 러시아·우즈벡·몽골·폴랜드·벨지움 각 1편 등 총 16편의 내용을 싣고 있다.

이중 이융조(충북대 명예교수) 공수진 박사의 공저논문 '한반도 구석기 문화에 있어서의 수양개 유적의 성격과 의미'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선사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에서 이 교수 등은 국내 최대의 수양개 유적을 언급, ▶단일문화가 아닌 복합문화 구조를 지녔을 가능성이 있고 ▶슴베는 찌르개 외에 밀개 용도도 지녔다고 밝혔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제 11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외국 학자들이 한국서 가져간 구석기 연모를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
그는 전자에 대해 "수양개에서는 성분이 다른 2종류의 흑요석 돌감이 발견됐다"며 "이는 당시 서로 다른 문화집단이 존재했거나, 이주형태가 다른 집단이 시차적으로 유입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후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슴베를 찌르개 용도로 보왔으나 소수지만 일부에서는 밀개 용도도 관찰되고 있다"며 "이는 슴베가 사냥용만이 아닌 '치킨툴'(부엌도구)로 사용되는 등 복합연모 성격을 지닌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조선대 이기길 교수는 '신북 구석기 유적에 대한 새로운 견해' 제목의 논문에서 신석기 대명사인 간석기가 편년상 후기 구석기까지 올라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전남 순천 신북유적은 2만5천년(후기 구석기) 지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이곳에서 간석기가 출토됐다"며 "이는 간석기가 신석기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닌, 후기구석기 때부터 제작되기 시작해 신석기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번 책자는 '임진강 불탄 석기'(최무장), '충북지역 동굴 뼈화석'(조태섭), '한반도 중기구석기에서 후기구석기로의 전환'(이헌종), '중부 시베리아 세석기 문화'(니콜라이·러시아), '도로건설에 따른 구제발굴 방법'(도만스카·폴란드) 등의 논문을 수록, 세계 구석기학회의 연구 지평을 넓히고 있다.

한편 올 '수양개와 그 이웃들' 제 12회 국제 심포지엄은 니콜라이와 이융조 교수가 공동 의장이 돼 8월 7일부터 15일까지 러시아 크라스 로얄스크에서 열릴 예정으로, 한, 중, 일, 러시아, 폴랜드. 이스라엘 미국 등 7개 국가의 구석기 학자들이 참석한다.

그러나 단양 수양개에서 시작된 학술회의가 국제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 및 기초단체의 재정적 도움이 거의 없어, 이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흑요석과 슴베

흑요석은 구석기시대 돌감으로 조직이 물러 돌칼 등 날카로운 석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화산분출 활동으로만 생성되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면 당시 사람들의 이동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슴베는 나무 등에 꽂을 수 있는 부분을 말한다. 호미가 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끝이 뾰족해 찌르개가 주용도로 생각됐으나 최근에는 밀개 등 복합연모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후에 돌화살촉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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