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1094m·충북 제천시 덕산·한수면〉

글 : 대한민국선도문화원 박철순

월악산 국립공원은 단조롭지만 험준한 산세와 빛 고운 화강암 바위봉들이 연이어져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천하절경을 뽐내고, 송계계곡, 용하구곡, 선암계곡 등 맑은 물과 넓은 암반의 비경지대 계곡을 품고 있으며 아름다운 충주호가 감싸고 있어 동양의 알프스란 별칭과 함께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월악산의 정상인 영봉과 만수봉의 산줄기를 중심으로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살펴보면 동부지역은 메밀봉과 꾀꼬리봉을 월악산 동쪽의 산자락에 품고 남쪽의 문수봉과 백두대간인 대미산을 정점으로 발원하는 용하구곡을 사이에 두고 매두막봉과 하설산까지 말발굽형으로 이어져 원시림과 기악괴석이 잘 어우러진 절경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지만, 십 여 년 전 꾀꼬리봉의 산불과 산양들의 방사이후로 이곳의 입산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고봉들의 송림에 둘러쌓여 맑은 물이 흐르는 용하구곡은 탐방이 허락되어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 있는 명승지이다.서부지역은 박쥐봉, 북바위산, 용마봉, 수리봉 등이 그 유명한 송계계곡을 사이에 두고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지만 북바위산을 제외한 나머지 산 역시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동북쪽 선암계곡입구의 구담, 옥순봉, 제비봉은 충주호를 건너 둥지봉, 가은산, 말목산이 선상유람과 함께 월악산 국립공원을 더욱 빛내지만 둥지봉, 가은산, 말목산은 역시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의 선암계곡 역시 계곡의 출입은 도락산과 함께 허락되어 있으나, 덕절산과 용두산은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월악산 남쪽 끝 산자락은 조령산, 마패봉, 월항삼봉을 지나 옛날의 교통요지인 하늘재에서 잠시 숨을 고른 백두대간이 곧이어 포암산을 치솟은 채 관음재를 휘돌아 대미산을 향해 월악산과 주흘산을 좌우로 거느리고 곧장 달리고 있다. 이와 같이 월악산 국립공원은 독자적인 등산로가 있는 명산들이 즐비하지만, 입산금지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

하루빨리 훼손된 자연이 복구되어 다시 입산이 허락될 날을 기대해 본다. 또한 월악산 국립공원은 망국의 한을 품은 통일신라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애한설인 전설과 미륵사지, 덕주사 등의 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한때는 명성황후의 별궁이 송계계곡에 있었다고도 전한다.

▲ 월악산 마애불 월악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신륵사 기점, 보덕암 기점, 동창교 기점, 덕주골 기점의 네 곳이 대표적인 등산로이며 어느 곳으로 정상인 영봉을 오르던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덕주골 입구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로 입구 표지판이 가리키는 데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르면 계곡을 가로질러 왼쪽에 덕주산성 동문의 모습과 오른쪽으로 보수된 성곽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제까지 내린 장맛비로 계곡의 수량이 풍부해져 맑은 계류와 넓은 암반과 소, 담,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고 계곡물소리 또한 계곡을 한층 더 시원스레 울린다. 덕주사까지 이어주는 평탄한 길은 계곡의 단풍나무와 활엽수들이 빼곡히 숲을 이루고 짙은 나무향기를 내뿜어 전신을 상쾌하게 해준다. 가을이면 단풍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산행시작 후 약 30분 정도 지나 덕주사에 닿아 이정표 옆 다리를 건너 마애불로 향한다. 3~4년 전 폭우로 피해를 입어 많은 곳이 훼손되었던 골짜기는 이제 등산로까지 완전히 복구되어 그 풍광이 새롭고 아름답다. 지금은 입산 금지된 덕주봉 등산로 삼거리를 지나 축축히 물기를 머금은 돌계단 오르막을 약 30분 정도 오르면 거대한 마애불상 앞에 서게 된다. 마애불을 지나 왼쪽 사면길을 돌아 오르면 마사토길로 이어지고 곧 급경사 철 계단과 나무계단을 오르게 된다. 오른쪽 덕주봉으로 이어지는 송림과 어우러진 멋진 바위능선은 햇빛은 비치지만 짙은 안개로 희미하고 왼쪽의 풍광은 시야확보가 더욱 어려워 형체도 구분할 수 없다. 급경사 절벽과 연속된 계단길을 약 1시간 정도 오르고 또 오르면 철제펜스가 설치된960봉 전망대에 다다른다. 앞 봉우리에 가리어진 영봉은 150여m의 기암단애를 감춘 채 손을 내밀면 닿을 것같이 가까이 있지만 희미하게 윤곽만 보이고 서쪽으로는 붉은 황토를 둘러친 채 푸른색 잔잔한 물결의 충주호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여야 하건만 애꿎은 안개는 진회색빛으로 온 세상을 가리웠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오늘 날씨는 온몸을 땀으로 적시었고 기대했던 조망은 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야속하다.영봉과 만수봉으로 갈리는 주능선 삼거리와 헬기장을 지나면 동창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안부에는 지저분한 쓰레기더미가 날리고 있어 욕이라도 해야만 속이 시원할 것 같다. 현장을 카메라에 담으며 또 한 번 화가 치민다. 약 40분 정도 주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면 영봉 바로 밑 삼거리에 다다르고 약 5분 정도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르면 신륵사 길과 합쳐지는 삼거리에 이른다. 영봉을 오르는 북쪽 급경사 오르막길은 연속된 계단길이다. 보덕암과 영봉의 갈림길을 지나 갈지자 형태로 설치된 나무계단과 철 계단을 연속해서 약 30분 정도 오르자 푸른 하늘과 맞닿아 철제 펜스를 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바위봉우리 정상에 오른다. 월악산 영봉 네모진 정상석만이 홀로 지키는 정상은 사방이 탁 트여 막힘이 없건만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수 없이 많은 바위봉우리를 호령하는 제왕인 영봉은 오늘은 겸연쩍은 듯 엷은 웃음만 미소 지으며 미안해한다.올랐던 길을 돌아내려 보덕암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중봉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위험한 곳에는 철제펜스가 가설되어 있고 곳곳에 안내판이 있는 보덕암 하산로는 중봉과 하봉의 바위봉우리를 조심스레 오르고 내려야 하며 보덕암을 지나 통나무 휴게소까지 하산에만 약 3시간 정도 소요되며 산행경험이 적은 초보자는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 피서철인 오늘의 송계계곡은 공단직원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요란하며 계곡이 오염되지 않게끔 출입금지 구역이 지정되고 출입지역이라도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갈 수 없다.우리 모두 자연이 오염되고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국립공원 관리 공단의 지침에 협조하여 삼천리금수강산을 보호해야겠다.
■ 산행코스

덕주골입구 - 덕주사 - 마애불 - 960봉 - 안부삼거리 - 신륵사갈림길 - 보덕암갈림길 - 정상 - 보덕암 갈림길 - 중봉 - 하봉 - 보덕암 - 통나무 휴게소 (약 6시간 30분 소요)

■ 교통

▷일반버스 : 충주에서 수안보경유 송계리행 시내버스 이용 (1시간 10분 간격)
▷자가용, 관광버스 : 청주 - 충주 - 살미 - 월악선착장 - 송계계곡 - 덕주골 휴게소
▷청주 - 괴산 - 연풍- 미륵사지 - 덕주골 휴게소

■ 잘 데와 먹을 데

계곡 내에 허가한 야영지가 있어 숙식이 자유롭고 민박집과 식당이 많이 있어 이용하기 쉽다.

후원:등산ㆍ아웃도어 쎄로또레 청주점(043-216-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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