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진-조중근 교수 충북도내 16곳 조사

아파트 등 현대 건축물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전통 주거건축에서는 지자기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리고 일정하게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전통 주거건축이 인체 순환계에 좋다"는 세간의 얘기는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대 손태진(건축학과·공학박사) 교수와 영동대 조중근(〃) 교수는 '충북지역 전통 주거건축의 지자기 분포에 관한 연구' 제목의 공저논문을 최근 한국건축학회 논문집(제 23권)에 발표했다.

두 공학박사는 전통 주거건축과 지자기와의 상관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충북도내 16개 전통 주거건축(중요 민속자료)의 양택 삼요(三要), 대청마루, 안마당 등을 조사했다.

'삼요'는 전통 주거건축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 요소이자 풍수이론의 주 관찰 인자로 문(門·대문), 주(主·안방), 조(火+土·부엌) 등을 일컫고 있다.

조사 대상이 된 전통 주거건축은 청원 이항희家, 유계화가, 괴산 김기응가, 충북 양로원, 음성 김주태가, 서정우가, 충주 윤민걸가, 제천 정원태가, 단양 조자형가, 보은 최태하가, 선병국가, 영동 송재문가, 송재휘가, 김선조가, 성위제가 등이다.

그 결과, 이들 전통 주거건축의 지자기는 철근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 건축물보다 적고 그리고 일정하게 나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준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축물의 평균 지자기는 0.5가우스 정도이나 현대 건축물에서는 마이너스~2가우스(Gauss)까지 나올 정도로 매우 불규칙하고 경우에 따라 강한 지자기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이번에 조사된 16개 전통 주거건축에서는 0.29~0.4가우스 정도의 평균 지자기값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16개 전통건축의 문(門) 수평성분은 0.294~0.296가우스, 수직성분은 0.393~0.401가우스를 나타냈다.

주(안방)의 수평성분은 0.301~0.302가우스, 수직성분은 0.394~0.395가우스, 조(부엌)의 수평성분은 0.297~0.307가우스, 수직성분은 0.396~0.397가우스를 나타냈다.

이밖에 삼요를 산포도를 조사한 결과, 안방, 부엌, 문 순으로 좁은 반경안에 점들이 밀집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조 교수는 ▶지자기가 전통 주거건축에서 확실히 덜 배출되고 ▶전통건축 내부에서는 안방의 지자기가 가장 안정돼 있으며 ▶종합적으로 전통 주거건축이 우리 인체에 더 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아직 정설화는 되지 않았지만 전기나 휴대폰이 우리 인체 순환계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이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이 이론이 맞다면 개인적으로 아파트 등 철근이 많이 들어간 현대건축보다 전통 주거건축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왜 전통건축이 지자기를 적게 그리고 일정하게 배출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다"며 "다만 집을 지을 때 나무, 흙 등 자연적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말했다.

한편 삼요 이외 것을 조사한 결과, 안마당보다는 대청마루에서 지자기가 적고 그리고 일정하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청마루의 경우 목재가 많이 사용되고 또 전기, 철근 등이 적게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양택이론의 주요 요소인 방향성(예 동향집, 남향집)이 지자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 양택론

양택론은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땅을 찾아 택지를 선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집터와 건물의 부지뿐 아니라, 도읍지, 신도시, 소읍, 촌락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흔히 개인의 택지를 논할 때는 양택론이라 하고, 공공의 택지를 논할 때는 양기론(陽基論)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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