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재 70여구의 유해 발굴돼

속보=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에서 70여구의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된 가운데, 이들은 열을 지어 꿇어 앉은 상태에서 뒤쪽에서 총탄을 맞은 것으로 추정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8일 오전 분터골 현장에서 유해발굴 설명회를 갖고 유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동안 이곳에서 출토한 유해와 유품을 공개했다.

우종윤(충북대 발물관 학예실장) 책임조사원은 "출토 당시 70여구의 유해는 30여m에 걸쳐 길게 열을 지어 있었고, 유해는 두겹 세겹씩 쌓여있었다"며 "이로 미뤄 민간인들을 열을 지어 꿇어 앉은 상태에서 뒤쪽에서 총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발굴 현장에서는 ▶총살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탄환·탄피 20여 개 ▶'가운데 중(中)자'가 새겨져 학생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추 ▶상표명 '대동강'이 찍힌 고무신, 탄환이 박혀 있는 엉덩이뼈 등도 출토됐다.

우 책임연구원은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 벌어진 곳이 전국에 분포돼 있지만 분터골처럼 살해 당시 정황을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발굴조사단은 예상보다 많은 유해와 유품이 발견되고, 또 "희생자가 더 있다"는 인근 주민들의 증언이 계속됨에 따라 발굴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수습한 유해는 충북대학교 유해감식센터로 옮겨 정밀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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